암호화폐, 달러 패권을 연장할 열쇠가 될까? [박문환 시선집중]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최근 "암호화폐는 금과 경쟁하는 자산"이라고 평가해 주목받았다. 달러 패권을 지켜야 할 연준 수장이 암호화폐를 금과 비교한 이유는 달러의 기축 통화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전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트리핀의 딜레마(Triffin’s dilemma)'는 기축 통화가 국제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경상수지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를 뜻한다. 미국은 제조업 쇠퇴와 만성적 경상수지 적자에도 달러를 글로벌 경제에 공급하며 패권을 유지해왔다. 최근 리쇼어링 정책으로 달러가 미국으로 유입되면서 글로벌 유동성 부족이 심화되고, 달러의 기축 통화 지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암호화폐는 달러를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창고'로 주목받고 있다. 비트코인은 탈중앙화된 특성과 한정된 공급량 덕분에 금과 유사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엘살바도르와 같은 국가들이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채택하고, 기업들이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활용하면서 암호화폐는 달러 패권을 강화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강경 경제 정책은 달러 강세를 뒷받침할 가능성이 있다. 불법 이민자 추방은 노동력 감소와 임금 상승을 초래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고율 관세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물가 상승은 금리 인상으로 연결되며, 이는 달러 강세를 유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암호화폐 시장은 양자 컴퓨팅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구글의 양자 컴퓨팅 칩 <윌로우>는 암호를 단시간 내에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암호화폐 보안 구조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일부 알트코인은 이러한 기술적 변화에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나, 양자 내성 암호(PQC)와 같은 기술이 발전하며 시장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파월의 언급은 달러의 기축 통화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으로 해석된다. 암호화폐는 달러의 유동성을 유지하고 글로벌 경제에서 지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시장 변동성이 클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달러와 암호화폐가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며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문환 전문가의 '스페셜 리포트'는 매월 2, 4주차 금요일 자정 12시 한국경제TV와 와우넷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권민기자 reic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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