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ESG 핫 종목
경기도 평택 그린케이팜
경기도 평택 그린케이팜
한국 농업인의 평균연령은 2025년 사상 첫 70세에 달한다. 이 가운데 3명 중 1명꼴로 연간 농업소득이 1000만 원 미만이다. 농업은 늙고 있다. 젊은 농업인 육성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한국 농업의 노동력 부족 문제는 언젠가 터질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이 순간에도 어쩔 수 없이 불법체류자를 써가며 농업을 잇고 있지만, 이마저 인건비 상승으로 지속 불가능할 전망이다. 인력 부족 해결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스마트팜 관련 산업이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결국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농업을 젊고 생산력 높은 산업으로 변신시키는 게 과제다. 그린플러스는 국내 스마트팜 관련 산업을 선도하는 업체인 만큼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투자자가 많다.

스마트팜의 미래

스마트팜은 스마트와 농장인 팜의 합성어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농축수산물 생산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한다. 인력 투입은 줄이고 생산량은 높이는 게 스마트팜의 핵심 목표다. 친환경 농업을 지향하기에 ESG 투자자에게도 주요 투자 대상이다. 당초 기후변화 등에 대처한다는 목적으로 시장이 개화했지만, 인건비 급상승과 농업인구 고령화 대책으로 스마트팜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국내 농촌 인구수는 최근 10년 새 30%가량 줄었다. 재배 면적 또한 같은 기간 약 10% 떨어졌다.

스마트팜은 한국 농업의 미래로 꼽힌다. 국내 시장규모는 2020년 2억3900만 달러에서 2025년4억9100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비중이 매우 미미하다. 2016년 0.74%에서 2021년이 돼서야 1.42%로 늘어난 정도다. 같은 시기 글로벌 평균인 17.0% 대비해서도 낮은 편이다. 농업 첨단화를 선도하는 네덜란드는 99%가 스마트팜으로 구축돼 있다.

정부는 2020~2022년 스마트팜혁신밸리를 전국 4개 지역(밀양, 상주, 김제, 고흥)에 꾸렸다. 덕분에 2018년 4900ha에 불과한 스마트팜 보급 면적은 2022년 7000ha까지 늘었다. 하지만 정치적 문제가 얽히면서 관련 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그린플러스1
그린플러스1
그린플러스 실적 반등할까

그린플러스는 1997년 설립해 2019년 8월 코스닥 시장에 이전 상장을 통해 입성했으며, 스마트팜 사업과 알루미늄 사업 부문이 있다. 스마트팜은 설계부터 시공까지 종합 서비스를 제공, 국내 시공 능력 1위 업체다. 해외 현지법인을 통해 올해 하반기 호주에서 대규모 스마트팜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성장성은 좋지만 회사 실적은 아직까지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 2021년 832억 원이던 매출은 2022년 830억 원으로 제자리걸음하더니 2023년엔 589억 원으로 역성장했다. 영업이익도 2021년 51억 원에서 이듬해 36억 원으로 줄어들더니, 2023년엔 8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흑자 전환을 예고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출 규모는 전 고점에 못 미친다.

2023년에는 스마트팜 사업 부문 매출이 145억 원가량 감소했고, 알루미늄 사업 부문도 약 69억 원 줄었다. 전방 산업 부진과 고금리로 스마트팜 투자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 민간에서는 스마트팜 투자 비용 대비 수익성이 보장돼야 하는데, 고금리 환경에서는 투자 실익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진출이 늦어지면서 실적 성장도 제한적이었다. 지난 3분기에도 연구개발비 확대 등을 이유로 15억 원가량 분기 적자를 내면서 실적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다만 실적 반등의 실마리는 잡혔다. 3분기 누적 기준 국내 스마트팜 시공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4% 늘었다.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해외 진출이다. 2024년 일본과 호주의 스마트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일본에서의 수출 실적은 1억 달러가 넘었다. 태국과 호주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한국형 스마트팜을 적극 수출하고 있다. 2024년에만 호주 퓨어그린팜과 체결한 수주액이 800억 원대다. 추후 매출 반영이 예상된다.

오현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팜 자재 생산을 내재화하고 있으며, 시공 실적이 많아 경쟁 우위가 있다”며 “스마트팜혁신밸리 사업이 끝나면서 매출 외형이 축소했지만, 향후 해외 민간기업으로 수주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정책 의존도가 오히려 떨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그린플러스, 스마트팜 선도…고령화된 농업, 생산력 높여


주가 전망은

주가 관전 포인트는 크게 2가지가 있다. 첫째는 2024년 4분기 실적 흐름이다.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15억 원 수준이다. 올해 적자 폭을 줄이거나 흑자 전환하는 모습을 투자자들은 기대할 만하다. 실제 일부 증권사에서는 4분기 실적 개선을 통해 흑자 전환 이벤트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더 큰 관심사는 스마트팜 사업 부문의 성장이다. 그린플러스의 알루미늄 사업부는 매출 비중은 적지 않지만, 투자자들이 바라보는 성장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때문에 그동안의 주가 흐름은 스마트팜 사업 매출에 따라 움직였다. 2024년에는 주가가 10%가량 떨어졌다. 최근 6개월 사이에는 30%가량 떨어졌는데, 전방 경기 악화로 전체 주식시장이 위축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스마트팜 사업 부문은 성장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그린플러스가 2025년 매출 1295억 원, 영업이익률 10%대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한다. 스마트팜 사업부 매출이 2025년 775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해외 스마트팜 매출 성장이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5년 실적 성장의 전환점인 호주 스마트팜 수주는 본격적으로 매출 반영이 이뤄질 것”이라며 “해외 실적 반영으로 2025년 매출액이 1300억 원을 넘고 영업이익도 1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그린플러스 실적이 성장세였던 2022년 주가 최고점은 종가 기준 1만9850원. 시가총액은 2147억 원이었다. 2022년 매출액은 785억 원, 영업이익은 52억 원이었다. 현재 시가총액은 1000억 원에 못 미친다. 증권사들의 평균 목표 주가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실적 성장세가 눈으로 확인된다면, 과거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고려해 반등 기대도 덩달아 높아질 전망이다.

고윤상 한국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