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 밖으로 나온 예술가, 기업과 만나 융합예술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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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경영지원센터 ‘아트코리아랩’
예술기업 키우고 기술융합 비즈니스모델 발굴
예술기업 키우고 기술융합 비즈니스모델 발굴
예술과 기술은 끊임없이 서로를 탐해왔다. 인간의 창의성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의 정수인 예술을 담아내는 그릇은 늘 동시대 첨단기술로 빚어졌다. 과학과 기술의 영역에 있던 사진과 영상이 20세기를 거쳐 ‘일상 너머 이상을 찍는’ 예술로 받아들여지고, 21세기 들어선 인공지능(AI)이 새롭게 예술의 영역에 자리 잡는 모습은 이런 예술과 기술의 불가분성을 보여준다. 예술과 기술은 어쩌면 서로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존재라 할 수 있는 셈이다.
예술과 기술의 융합이 융합해 만들어진 ‘작품’이나 ‘상품’은 때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단초가 된다. 그러려면 작업실에 틀어박혀 있던 예술가가 밖으로 나와 기술을 실험하고, 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장(場)이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지난해부터 역점사업으로 ‘아트코리아랩’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술가들이 창업한 초기 예술기업을 대상으로 AI 같은 첨단기술을 접목한 창·제작 실험부터 시연·유통, 투자유치에 이르기까지 창업주기 전반을 종합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예술기업과 파트너십, 새로운 사업기회 엿봤다”
올해도 아트코리아랩을 통해 “예술가들이 새로운 사업적 인사이트를 창출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지난 9일 서울 중학동 아트코리아랩에는 아모레퍼시픽재단, 교보문고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7개 선도기업 관계자들이 초청된 자리에서다. 10개의 예술기업과 함께 올해 하반기 동안 예술과 기술의 융합협업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일구는 ‘아트코리아랩 기술융합 오픈이노베이션’ 성과를 짚어보는 행사였다. 올해 오픈이노베이션에선 미디어아트, 디자인, 사운드 등 미술과 음악을 넘나드는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과 IP(지식재산권)비즈니스를 결합한 사업 아이디어들이 돋보였다. 아티스트 그룹 ‘프로젝트 팀 펄’과 호텔롯데 롯데월드 부문이 손을 잡고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에 문을 연 롯데 아쿠아리움 하노이에서 선보인 ‘까옹의 바다(Sea of Ca Ong)’가 대표적이다. 현지 전설인 고래신 까옹의 이야기를 증강현실(AR) 도슨트로 구현했다. 동양화가부터 생명과학과까지 다양한 출신의 융합예술가들이 모인 프로젝트 팀 펄이 3D 모델링,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만든 AR 전시솔루션을 통한 인터랙티브 전시로 관람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까옹의 바다’는 프로젝트팀펄이 구상해온 예술 비즈니스 모델을 실제 소비자와 만나는 공간에서 개념실증(PoC)을 마쳤단 점에서 고무적이란 평가가 나왔다.번거로운 앱(어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링크만으로 접속할 수 있는 방식의 웹 기반 AR 도슨트 솔루션을 아쿠아리움 관람객들이 즐겨 사용하며 전시를 넘어 놀이공원, 호텔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정혜주 프로젝트팀펄 대표는 “기술을 사용할 줄 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기술을 사용할 것이냐가 중요하다”며 “미대를 나온 예술가도 산업 영역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경험”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오디오가이는 공간음향기술을 활용한 신기술 콘텐츠 제작사로, SM컬처파트너스와 함께 SM이 보유한 스테레오 음원 IP를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포스트모던음악학과를 전공한 소리 전문가인 최정훈 대표가 이끄는 오디오가이는 NCT드림 공연실황을 공간음향 사운드로 제작하는 작업에 참여했다. 이 밖에도 교보문고는 사운드 디자인하는 사운드울프와 교보문고 광화문점 아트스페이스 공간에 체험형 소리를 전시하는 사업을 계획했고, 아모레퍼시픽재단은 AI 딥러닝 기술 등을 다루는 나인앤드와 생물다양성 관련 문제의식을 젊은 예술가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아트 프로젝트 ‘젠가 #1’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현대리바트는 미술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델로와 자사 캐릭터IP를 활용한 페이퍼 토이를 개발해 눈길을 끌었다.
창의성 인정받는 K-예술, 비즈니스 모델로 발굴
예경은 기술과 IP를 가진 기업과 예술기업의 다리를 놓는 오픈이노베이션뿐 아니라 아트코리아랩에서 영세 예술기업을 입주시켜 성장을 돕고 있다. 현재 19개 기업이 입주했는데, 1년 새 투자유치액 130배 증가, 프로젝트 계약·실행 건수 10배 증가 등의 구체적인 성과가 나고 있다. 입주기업 중 하나로 재즈보컬리트가 대표인 ‘샤이닝랩’은 AI를 활용해 누구나 음악을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보여 미국, 프랑스 등 10개국에서 활용되고 있다.
김장호 예경 대표는 “예술가들이 창업하고 시장을 이해하는 시스템이 중요한 이유는 재정적인 안정으로 지속가능한 예술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한국 예술가들이 공연부터 미술까지 창작의 영역에선 제 몫을 다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아이디어가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어지고,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했다.
유승목 기자
예술경영지원센터·한국경제 공동기획
예술과 기술의 융합이 융합해 만들어진 ‘작품’이나 ‘상품’은 때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단초가 된다. 그러려면 작업실에 틀어박혀 있던 예술가가 밖으로 나와 기술을 실험하고, 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장(場)이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지난해부터 역점사업으로 ‘아트코리아랩’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술가들이 창업한 초기 예술기업을 대상으로 AI 같은 첨단기술을 접목한 창·제작 실험부터 시연·유통, 투자유치에 이르기까지 창업주기 전반을 종합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예술기업과 파트너십, 새로운 사업기회 엿봤다”
올해도 아트코리아랩을 통해 “예술가들이 새로운 사업적 인사이트를 창출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지난 9일 서울 중학동 아트코리아랩에는 아모레퍼시픽재단, 교보문고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7개 선도기업 관계자들이 초청된 자리에서다. 10개의 예술기업과 함께 올해 하반기 동안 예술과 기술의 융합협업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일구는 ‘아트코리아랩 기술융합 오픈이노베이션’ 성과를 짚어보는 행사였다. 올해 오픈이노베이션에선 미디어아트, 디자인, 사운드 등 미술과 음악을 넘나드는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과 IP(지식재산권)비즈니스를 결합한 사업 아이디어들이 돋보였다. 아티스트 그룹 ‘프로젝트 팀 펄’과 호텔롯데 롯데월드 부문이 손을 잡고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에 문을 연 롯데 아쿠아리움 하노이에서 선보인 ‘까옹의 바다(Sea of Ca Ong)’가 대표적이다. 현지 전설인 고래신 까옹의 이야기를 증강현실(AR) 도슨트로 구현했다. 동양화가부터 생명과학과까지 다양한 출신의 융합예술가들이 모인 프로젝트 팀 펄이 3D 모델링,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만든 AR 전시솔루션을 통한 인터랙티브 전시로 관람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까옹의 바다’는 프로젝트팀펄이 구상해온 예술 비즈니스 모델을 실제 소비자와 만나는 공간에서 개념실증(PoC)을 마쳤단 점에서 고무적이란 평가가 나왔다.번거로운 앱(어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링크만으로 접속할 수 있는 방식의 웹 기반 AR 도슨트 솔루션을 아쿠아리움 관람객들이 즐겨 사용하며 전시를 넘어 놀이공원, 호텔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정혜주 프로젝트팀펄 대표는 “기술을 사용할 줄 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기술을 사용할 것이냐가 중요하다”며 “미대를 나온 예술가도 산업 영역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경험”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오디오가이는 공간음향기술을 활용한 신기술 콘텐츠 제작사로, SM컬처파트너스와 함께 SM이 보유한 스테레오 음원 IP를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포스트모던음악학과를 전공한 소리 전문가인 최정훈 대표가 이끄는 오디오가이는 NCT드림 공연실황을 공간음향 사운드로 제작하는 작업에 참여했다. 이 밖에도 교보문고는 사운드 디자인하는 사운드울프와 교보문고 광화문점 아트스페이스 공간에 체험형 소리를 전시하는 사업을 계획했고, 아모레퍼시픽재단은 AI 딥러닝 기술 등을 다루는 나인앤드와 생물다양성 관련 문제의식을 젊은 예술가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아트 프로젝트 ‘젠가 #1’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현대리바트는 미술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델로와 자사 캐릭터IP를 활용한 페이퍼 토이를 개발해 눈길을 끌었다.
창의성 인정받는 K-예술, 비즈니스 모델로 발굴
예경은 기술과 IP를 가진 기업과 예술기업의 다리를 놓는 오픈이노베이션뿐 아니라 아트코리아랩에서 영세 예술기업을 입주시켜 성장을 돕고 있다. 현재 19개 기업이 입주했는데, 1년 새 투자유치액 130배 증가, 프로젝트 계약·실행 건수 10배 증가 등의 구체적인 성과가 나고 있다. 입주기업 중 하나로 재즈보컬리트가 대표인 ‘샤이닝랩’은 AI를 활용해 누구나 음악을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보여 미국, 프랑스 등 10개국에서 활용되고 있다.
김장호 예경 대표는 “예술가들이 창업하고 시장을 이해하는 시스템이 중요한 이유는 재정적인 안정으로 지속가능한 예술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한국 예술가들이 공연부터 미술까지 창작의 영역에선 제 몫을 다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아이디어가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어지고,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했다.
유승목 기자
예술경영지원센터·한국경제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