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류기업 페덱스가 핵심 배송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자사 화물 부문을 상장회사로 분사하기로 하자 주가가 시간외거래에서 급등했다.

지난 19일 페덱스는 실적을 발표한 뒤 연 콘퍼런스콜에서 물류 네트워크를 단순화해달라는 투자자들의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소형화물(LTL)을 담당하는 화물 부문을 분사한다고 밝혔다. 18개월 이내에 분사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라지 수브라마니암 페덱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조치가 두 회사의 집중력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사하는 사업부는 미국 최대 소형화물 서비스 제공 업체다. 여러 고객의 화물을 한 대의 트럭에 실어 운반한다. 화물은 서비스센터 네트워크를 통해 비슷한 목적지로 향하는 다른 트럭으로 옮겨진다. 이 부문은 2024회계연도(2023년 6월 1일~2024년 5월 31일)에 페덱스 매출(880억달러)의 10%인 94억달러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56억달러로 전체 영업이익(159억달러)의 3분의 1가량이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신설될 화물회사의 기업가치를 30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했고, 분석가들은 주주가치를 최대 200억달러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화물 운송 부문이 페덱스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분사 발표는 페덱스가 주요 사업, 특히 특송을 담당하는 미국의 익스프레스 사업부가 수요 부진으로 고전해 연간 이익 전망치를 낮춘 가운데 나왔다. 페덱스는 이날 2분기(9~11월) 실적 발표에서 2025회계연도의 주당순이익(EPS)을 19~20달러로 추정하며 이전에 내놓은 예측치(20~22달러)보다 낮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분사가 호재로 작용하면서 이날 전일 대비 1% 오른 275.88달러에 마감한 페덱스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312달러까지 상승해 종가 대비 13.09% 치솟았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