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에서 아파트 전셋값이 가장 많이 뛴 곳은 인천 부평구와 서구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 전세가가 강세를 보인 이유는 지난해 전셋값이 약세였던 데다 서울 지역 전셋값 급등으로 일부 수요가 이주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인천 부평구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올해 1월 1일 이후 12월 셋째 주(16일 기준)까지 11.04% 오르며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인천 서구는 10.89% 올라 2위로 조사됐다. 서울 자치구 중 전셋값 상승세가 가장 가파른 성동구(9.55%)와 비교해 1.5%포인트가량 차이가 난다.

서구 청라동 ‘청라호수공원 한신더휴’ 전용면적 84㎡ 전세는 이달 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1월 전세가 3억3000만~3억7000만원(갱신 제외)과 비교해 약 1억원 상승했다. 부평구 산곡동 ‘부평두산위브더파크’ 전용 59㎡는 이달 전세 계약이 3억2000만원에 이뤄져 최고가를 썼다. 올초 전셋값(2억5000만원)보다 7000만원 올랐다.

입주 물량 감소에 따른 서울 전세가 상승과 매매 대신 전세 선호 현상 등이 전셋값 강세 배경으로 풀이된다.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부평구에서 집들이한 아파트는 1909가구다. 2022년 1만724가구와 2023년 9309가구에 비해 약 80% 줄었다. 서구도 지난해(1만4811가구)보다 70% 감소한 수준인 4705가구가 준공됐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입주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게 단기 전세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며 “서울 아파트가 비싸서 인천으로 이주한 경우 매매보다 전세를 선호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국 전셋값 상승률 상위 10개 지역을 보면 성동구와 노원구를 제외하고 모두 인천과 경기 지역이다. 경기 수원 영통구(8.49%), 구리(8.32%), 고양 덕양구(7.90%) 등도 상승률이 높았다.

지난해 하락한 전셋값이 일부 회복 중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부평구 전세가는 13.45% 떨어져 인천에서 낙폭이 가장 컸다. 서구도 6.61% 하락했다.

최근에는 전세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일부 지역에서 입주가 이뤄지며 전셋값이 소폭 하락하는 추세다. 이달 셋째 주 인천 서구 전세가는 1주일 전보다 0.13% 내렸다. 지난달 넷째 주(25일 기준)부터 4주 연속 하락세다. 서구에서는 불로동 ‘신검단중앙역 풍경채어바니티’(1425가구)와 석남동 ‘브라운스톤 더프라임’(511가구)이 입주 중이다. 부평구는 이달 초부터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대단지인 ‘부평역 해링턴플레이스’(1909가구)가 입주자를 맞고 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