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밸류업 리포트 ⑥ HD한국조선해양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HD현대 그룹 신사옥 전경./한국경제DB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HD현대 그룹 신사옥 전경./한국경제DB
HD한국조선해양이 산업 리더십에 부합하는 주주가치 제고 목표 달성에 초점을 맞춘 밸류업 계획을 공개했다. 주주환원 확대와 안정적 장기 실적, 지속가능경영을 핵심 밸류업 방안으로 제시했다.

한국거래소에 공개된 밸류업 공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안정적 장기 실적을 토대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2027년까지 연결 매출액 34조 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상선 부문과 특수선 부문, 엔진 부문, 해양 에너지 부문, R&D·신사업 부문 전반에 걸쳐 성장동력을 확보함으로써 장기 매출 성장 전략을 세웠다.

장기 매출 규모는 2023년 21조 원으로, 2027년까지 34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2.8%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 이상을 달성하고, 영업실적 개선을 통한 재무 목표를 상향조정한다는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이 가장 중점적으로 내세운 부문별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는 친환경·디지털 기술 선도로 상선 부문 수주·생산에 대한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고 차세대 함정 기술을 선도해 특수선 해외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엔진 3사 시너지 창출과 친환경 엔진 생산 비중도 늘릴 예정이다. 해양에너지 부문의 기존 사업 역량 강화와 신재생에너지 시장에도 진출한다. 아울러 R&D와 기자재 사업 확대를 통한 자체 사업 매출 증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밸류업 리포트] HD한국조선해양, 'ROE·주주환원율' 멀티플 개선 기대


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 확대

HD한국조선해양은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책임 있는 경영 실천을 위해 오는 2027년까지 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율 93%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는 지난 2023년 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율 67%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지배구조 핵심 지표는 기업의 지배구조가 얼마나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는지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총 15개 항목의 준수 항목 비율로 준수율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집계된다. 핵심 지표 준수 확대 항목에는 ▲배당 기준일 변경 ▲배당 정책 공시 ▲사외이사 의장 ▲주총 집중일 회피 등이 포함된다. 또 핵심 사업장의 ESG 실사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통합 지표와 운영체계를 구축해 밸류체인 실사를 강화 및 완화하는 등 ESG 관리 체계를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HD한국조선해양은 주주환원 정책에도 적극적으로 드라이브를 건다는 계획이다. 주주환원율은 30% 이상 달성한다는 목표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현금배당 지급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검토 중이다. 배당 예측 가능성 제고를 위해 배당 결정 이후에 기준일을 설정하는데, 12월 31일에서 이사회가 정하는 날로 변경한다는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기업의 내재가치와 시장가치가 부합될 수 있도록 주주와의 소통 강화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C레벨 참여 간담회 정례화를 통해 국내와 해외의 정기 NDR을 진행하고 IR 자료나 공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등에 정보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HD한국조선해양, 주가 상승 기대감

HD한국조선해양의 기업가치는 자회사가치의 합으로 결정되는 만큼 투자가치가 높다는 분석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HD한국조선해양은 HD그룹 조선 관계사의 지분을 보유한 중간지주회사로 기업가치가 보유한 관계사의 지분가치로 결정되는 구조”라며 “상장된 조선주 주가가 급등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발생하면 HD한국조선해양이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팀장은 “상장 자회사의 주가 변화를 반영해 목표가를 산정할 경우 시장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는 상장사들의 가치가 시장에서 합의된 주가를 통해 쉽게 산출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안정적 장기 실적 성장이 뒷받침되어야 주주환원을 통한 지속적인 ROE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 견해다. 그동안 불황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2013년 이후 배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안정적 장기 실적 성장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 인터뷰>

“미래 자사주 매입·소각 여부 계획 주목해야”
[밸류업 리포트] HD한국조선해양, 'ROE·주주환원율' 멀티플 개선 기대
HD한국조선해양의 성장성에 대한 평가는.

“HD한국조선해양은 수주 잔고가 2020~2024년 연평균 성장률 29.4% 증가해 603억 달러를 달성했으며, 지난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다. 2025년부터는 고선가·고부가가치 선종의 매출인식 비중이 높아지며 본격적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또 비용 하향 안정화 및 고환율 영향으로 인해 이익 퀄리티도 빠르게 개선될 전망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밸류업 공시에 대한 평가는.

“현재 조선업의 업황 및 실적이 턴어라운드 초입 구간임에도 HD한국조선해양은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먼저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조선업에서 배당 재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향후 조선업 업황과 실적 성장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HD한국조선해양이 제시한 계획은 2027년 연결 매출 34조 원, ROE 12% 이상, 주주환원율 30%다. 2027년까지 조선업 전반의 증익 추세에 따라 ROE 제고 및 배당 규모 확대가 예상된다.”

배당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과거 사례를 보면, HD현대그룹 조선사는 과거 2000년대 슈퍼사이클 당시에도 배당수익률이 타사 대비 높은 편이다. 2003~2007년 평균 배당수익률 기준 HD한국조선해양 4.6%, HD현대미포 5.3%, 삼성중공업 2.5%, 한화오션 2.3%다. 코스피 10년 평균 배당수익률이 2%에 못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ROE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나.

“HD한국조선해양의 2027년 ROE는 19.2%로 추정하지만, 배당 성향 30%를 기준으로 지속가 ROE(Sustainable ROE)를 산출하면 13.4%에 달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삼호의 실적 고성장 및 높은 이익률을 토대로 2027년까지 밸류업 계획상의 ROE 타깃인 12%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HD한국조선해양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잘하고 있는 점은.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사업 수직 계열화와 생산 효율성 극대화 전략을 통해 영업이익률 및 ROE 제고 방안을 적극 도모하고 있다. 실제로 2024년부터 그 효과가 실적을 통해 점차 확인되고 있다. 향후 ROE 개선과 주주환원율 확대를 기반으로 멀티플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확인해야 할 점이 있나.

“향후 발표될 자사주 매입·소각 여부 및 계획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조선 사업 특성상 건조량이 많아질수록 운전자본 부담이 커져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가 상존하는데, 이 부분을 잘 통제해 안정적 실적 성장과 ROE 개선 동향을 확인해야 한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