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진 머스크 '입김'...'대통령직 양도' 소문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의회 여야 지도부가 합의한 예산안까지 무산시킬 정도로 정치적 영향력이 커졌다며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당은 머스크가 '사실상 대통령'으로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머스크의 활동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머스크를 칭찬하며 "그가 대통령직을 가져가는 게 아니다"라면서 "난 똑똑한 사람을 두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자신에 대해 여러 거짓말을 해왔다며 "새로운 거짓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에 대통령직을 양도했다'는 것인데 아니다, 아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건 내가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난 안전하다. 왜 그런지 아느냐? 그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그는 이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생이라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이 머스크의 권력에 대해 언급할 필요를 느꼈다는 사실 자체가 그의 남다른 영향력을 입증한다고 평가했다.

토니 곤잘러스 하원의원(공화·텍사스) 이날 CBS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대통령이 있고 부통령이 있고 하원의장이 있다. 일론 머스크가 우리 총리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인 빌 해거티(공화·테네시) 상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공화당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합의한 예산안을 엑스(X·옛 트위터)에서 맹비난하며 반대 여론을 조성한 것에 대해 "투명성"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해거티 의원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해 신에 감사하다. 그게 아니었다면 우리는 이 예산안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조차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 내 트럼프의 최측근에서 반(反)트럼프 인사가 된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ABC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탓할 사람이 필요한데 그 대상이 머스크가 되면 (두 사람의) 관계가 끝난다. 그리고 누구도 그게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 재임 시절 라인스 프리버스와 존 켈리 등 백악관 비서실장을 여러 번 교체했다며 "트럼프와 (권력의) 완전 중심에 있는 사람들은 유통 기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민주·델라웨어)은 머스크 때문에 예산안을 새로 합의하는 과정에서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이 빠졌다면서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새로운 대규모 공장이 있기 때문에 머스크의 사업에 실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소셜미디어에서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리벤지 포르노'(보복성 음란물)를 제한하는 내용도 새 예산안에서 제외됐다며 "엑스에 도움 될 내용으로 난 우리가 막판에 예산안에서 빠진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머스크의 '이해충돌' 가능성을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