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재 셰프가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연출 김학민, 김은지)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안성재 셰프가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연출 김학민, 김은지)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미국 유력지 뉴욕타임스(NYT)가 국내 유일 미쉐린 3스타 셰프 안성재(42)를 집중 조명했다.

NYT는 21일(현지시간) 안성재 셰프와 인터뷰 기사를 홈페이지 첫 화면에 게재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울의 유일한 미쉐린 3스타 셰프"라며 "그를 거스르지 말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NYT와 인터뷰에서 안 셰프는 13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후 요리사로 살아온 인생을 전했다. "이라크에서 미군 병사로 싸우고 접시닦이로 일하며 요리학교 비용을 마련하는 등 그는 있을 법하지 않고 어려운 길을 걸어 성공에 이르렀다"며 풍족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내고 미군에 입대했고, 이라크 전쟁에 파병돼 정비병으로 일한 과정도 소개했다.

안 셰프가 군 전역 후 정비공이 되려다가 '즉시 취업'이라는 광고 문구를 보고 24세의 나이에 요리학교에 입학하고, 이후 무급으로 요리를 배우겠다며 미국 베벌리 힐스의 유명 일식집에서 근무한 일화도 전했다. 안 셰프는 이 일식집에서 접시닦이부터 시작해 커리어를 쌓았다.

안 셰프는 "그곳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손님들이 자신을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으로 볼 것이란 생각에 불편함을 느꼈다"며 "그게 날 많이 괴롭게 했고, 마치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흉내 내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털어놓았다.

이후 201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식당을 열었고, 개업 첫해 미쉐린 1스타를 획득했다. 하지만 이듬해 안 셰프는 가게 문을 닫고 한국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안 셰프는 당시에 "사람들이 나보고 미쳤다고 했다"고 전했다.

안 셰프는 한국에서도 성공적으로 식당을 론칭했다. 2017년 서울에 개점한 그의 식당 '모수'는 이후 미쉐린 1스타, 2스타를 거쳐 2023년 한국 유일 미쉐린 3스타 식당이 됐다.

요리사로서 정점의 경력을 찍었지만, 안 셰프의 대중적인 인지도는 무명에 가까웠다. 하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면서 안 셰프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됐다.

NYT는 "그의 아메리칸드림이 궁극적으로 실현된 곳은 그의 모국이었다"면서 "그가 떠난 사이 한국은 음악과 예술, 텔레비전, 음식 분야의 세계적 강국으로 탈바꿈했다"고 부연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