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90년대 미국 주식 붐' 재현…개인 투자자가 시장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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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주식 르네상스' 시기 맞았다
외국 자금 의존에서 벗어나 독립적 성장
외국 자금 의존에서 벗어나 독립적 성장
인도 증시가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 내 투자자들의 활발한 참여와 새로운 투자 문화가 형성되면서다. 지난 10년간 주식 투자는 인도 가계의 자산 축적에 있어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했다.
기술 발전과 제도적 변화가 이같은 흐름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인도 정부는 연금제도의 주식 투자 한도를 완화하고 세금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시행했다. 또 스마트폰과 실시간 결제 시스템이 보급되면서 투자 접근성이 높아졌다. 금융상품 거래 플랫폼 ‘제로다(Zerodha)’가 등장하면서 수수료 없는 거래 환경이 조성되기도 했다.
엔지니어 산카르 람(33)은 “부모님은 은행 예금과 부동산을 선호하셨지만 나는 월급의 대부분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며 “장기 투자를 위해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을 공부 중”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의 힘은 글로벌 충격도 막아냈다. 올해 8월 글로벌 증시가 인공지능(AI) 주식의 밸류에이션 우려로 조정을 겪었지만, 인도 니프티 50 지수는 인도 투자자들의 매수세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했다. 니프티 500 지수는 최근 3년간 56% 상승하며 미국의 S&P 500 지수를 크게 앞질렀다.
다만 급격한 주식 붐은 경고 신호를 동반했다. 인도 상위 500개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 중간값은 약 44배로, 지난 10년 평균인 27배를 훌쩍 넘었다. 모든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차지하는 비율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했다. 전문가들은 하락 시장은 필연적이라며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주식 문화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모건 스탠리는 “젊은 인구와 낮은 투자 기반을 고려할 때 인도의 랠리는 미국 90년대 붐을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인도의 주식 르네상스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결과라는 점에서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발라수브라마니안 아디티야 비를라 선 라이프 자산운용 대표이사(CEO)는 “과거에는 외국 자금이 언제 매도할지를 고민했지만, 이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자금 흐름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개인 투자자 약진…부동산에서 주식으로
23일 블룸버그는 인도 내에서 ‘주식 문화’의 확산이 인도 경제 지형을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인도 가계는 은행 예금과 부동산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주식을 새로운 부의 창출 도구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인도의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보유 비율은 8%포인트 증가해 23.4%에 달했다. 또 인도 증권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가계의 주식 투자 규모는 올해 3월 기준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기술 발전과 제도적 변화가 이같은 흐름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인도 정부는 연금제도의 주식 투자 한도를 완화하고 세금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시행했다. 또 스마트폰과 실시간 결제 시스템이 보급되면서 투자 접근성이 높아졌다. 금융상품 거래 플랫폼 ‘제로다(Zerodha)’가 등장하면서 수수료 없는 거래 환경이 조성되기도 했다.
엔지니어 산카르 람(33)은 “부모님은 은행 예금과 부동산을 선호하셨지만 나는 월급의 대부분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며 “장기 투자를 위해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을 공부 중”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의 힘은 글로벌 충격도 막아냈다. 올해 8월 글로벌 증시가 인공지능(AI) 주식의 밸류에이션 우려로 조정을 겪었지만, 인도 니프티 50 지수는 인도 투자자들의 매수세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했다. 니프티 500 지수는 최근 3년간 56% 상승하며 미국의 S&P 500 지수를 크게 앞질렀다.
○경고 신호 동반했지만 “지속 성장할 것”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열기가 뜨겁다. 신규 상장 기업들은 공모가의 400배까지 초과 청약을 기록했으며, 첫 거래일 평균 주가 상승률은 25%로 미국(12%)보다 높게 나타났다.다만 급격한 주식 붐은 경고 신호를 동반했다. 인도 상위 500개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 중간값은 약 44배로, 지난 10년 평균인 27배를 훌쩍 넘었다. 모든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차지하는 비율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했다. 전문가들은 하락 시장은 필연적이라며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주식 문화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모건 스탠리는 “젊은 인구와 낮은 투자 기반을 고려할 때 인도의 랠리는 미국 90년대 붐을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인도의 주식 르네상스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결과라는 점에서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발라수브라마니안 아디티야 비를라 선 라이프 자산운용 대표이사(CEO)는 “과거에는 외국 자금이 언제 매도할지를 고민했지만, 이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자금 흐름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