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타' 송중기 "딸바보 됐다…아들과 다르게 확 안겨"(인터뷰①)
배우 송중기가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에서 스페인어 연기를 한 소감을 전했다.

23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만난 송중기는 "스페인어가 진짜 재밌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보다 5살 어린 한국 남자분이다. 어릴 때 콜롬비아로 이주한 분인데 그 친구가 배우들 스페인어를 다 가르쳐 줬다"며 "제가 보기엔 선생님을 잘 만났다"고 했다.

이어 "제 성격이 워낙 오지랖이 넓어서 현장에서 콜롬비아 스태프들과 친해지면서 대화를 많이 했는데 죄다 욕이었다. 편집이 많이 됐다. 현지 스태프들은 제 나이를 스물 몇살로 보고 귀여워 해서 계속 가르쳐주더라. 제가 조금 더 재미를 느꼈다. 하다보니까 특유의 리듬이 저랑 좀 맞더라. 지금도 조금씩 공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다보니까 재미가 생겨서 제가 욕심이 생기더라. 제작발표회때 말씀드렸지만 현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때, 대사 외워서 이렇게 하는게, '흥 폭발'이 안되더라. 현지에 있으니까 뭐하겠나, 계속 쉬는 날도 현지 스태프, 현지 사람들이랑 뭐라도 얻어가려고 촬영 현장 밖에서 배워온 스페인어로 현장에서 써먹을 때도 있었다. 편집되어서 아쉽긴 하다. 하지만 결정권자들을 존중한다"고 했다.

송중기는 자연스럽게 가족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스페인어는 일상에선 와이프와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와이프 얘기로 넘어가볼까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제 일상이니까, 아기 키우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기가 스페인어를 잘할 때가 있을테니까 영어가 되든, 스페인어가 됐든 제가 뒤쳐지면 의사소통이 안되니까 그런 의미에서 공부 중이다"라고 귀띔했다.

최근 둘째를 출산한 송중기는 "딸바보가 됐다"며 아기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했다. 그는 "아기 키우는 분들 계시지만 이렇게 되더라. 주책이죠? 죄송합니다. 딸은 태어났을 때 안으니까 남자애랑 다르게 갓난아기들이 무슨 차이가 있다고 딸은 확 안기더라. 그 느낌을 잊을 수 없다.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 와이프도 잘 회복하고 있다. '보고타'를 와이프가 아직 못 봐서 나중에 볼거다. '마이유스'란 드라마를 하고 있다. 와이프가 스케줄을 아니까 응원해 주고 있다. 아기도 태어나서 책임감이 더 커졌다"고 했다.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은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박병장(권해효)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드라마 '빈센조', '재벌집 막내아들', 영화 '화란', '로기완' 등 새로운 필모그래피를 선보이고 있는 송중기는 '보고타'에서 1997년 IMF의 후폭풍을 피하지 못해 아버지 손에 이끌려 낯선 땅 보고타에 도착한 소년 국희부터 생계와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청년 국희의 모습까지 선보인다.

'보고타'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