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수요 우려 속 등락 반복…강달러와 연준 긴축 기조 여파 지속 [오늘의 유가]
지난 주 국제 유가는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와 강달러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미국의 물가지표 발표 후 반등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석유 수요 전망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정책 등이 유가 변동성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국제 유가는 내년 석유 수요 성장 둔화 우려, 특히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소비 둔화 가능성으로 하락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72.57달러로 0.43% 떨어졌으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69.12달러로 0.26% 내렸다.
유가, 수요 우려 속 등락 반복…강달러와 연준 긴축 기조 여파 지속 [오늘의 유가]
석유 수요에 대한 엇갈리는 기대가 시장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국영 정유사 ‘시노펙’은 중국 석유 소비가 2027년에 정점에 이른 뒤 감소할 것으로 보고있다. 디젤과 휘발유 수요가 약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예상은 아시아가 2025년 석유 수요 증가의 60%를 차지하는 등 미래 석유 수요를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상반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내년 하루 145만 배럴의 수요 증가를 예상했으나,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하루 108만 배럴 증가를 예측했다. 이에 반해 JP모건은 2025년 비(非)OPEC+의 생산량 증가로 공급 과잉 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ed가 2025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달러가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점도 유가 하락의 주요 요인 중 하나다. 강달러는 다른 통화 보유자들에게 원유를 더 비싸게 만들어 석유 수요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텍사스주 러빙 카운티의 퍼미안 분지에 있는 시추 장비의 원유 펌프잭 뒤로 해가 지고 있다./사진=로이터(Angus Mordant)
미국 텍사스주 러빙 카운티의 퍼미안 분지에 있는 시추 장비의 원유 펌프잭 뒤로 해가 지고 있다./사진=로이터(Angus Mordant)
유가는 미국의 물가지표 발표 이후에는 반등했다. 20일(현지시간) WTI는 배럴당 69.46달러로 0.12%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고, 브렌트유는 72.94달러로 0.08% 상승했다. WTI는 장 초반 1.4% 하락하기도 했으나, 미국의 물가지표 발표 후 낙폭을 줄이고 강보합권으로 전환했다.

뉴욕 소재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Fed가 금리 계획을 통해 시장에 대한 지원을 포기할 것이라는 우려가 사라졌다”며 “시장에는 수요 전망에 대한 우려, 특히 중국과 관련된 우려가 있었는데, 연준의 통화 지원을 잃게 된다면 일종의 원투펀치가 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내년 1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내년 1월 동결 가능성은 90%를 소폭 밑도는 수준을 나타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