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크리에이터 비즈니스 그룹 레페리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에이치 프라이빗에쿼티(이하 ‘HPE’)로부터 약 3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유치하며 최대주주가 교체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를 통해 개선된 기업 거버넌스(지배구조)를 기반으로 2025년 코스닥 상장을 위한 준비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레페리는 2013년 설립된 YouTube 기반 뷰티 크리에이터 비즈니스 기업이다. 기존 다중채널네트워크(MCN) 기업들과 달리, K-POP 엔터테인먼트형 프로듀싱 시스템을 도입해 크리에이터 그룹을 운영하며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현재까지 2000여 명의 크리에이터를 양성했으며, 레오제이, 민스코, 김습습, 아랑 등 400여 명의 유력 크리에이터와 함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외 뷰티 브랜드에 체계적인 YouTube 크리에이터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편,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추천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브커머스 시장을 개척하며 커머스 신사업을 확대해왔다. 그 결과 최대 80분 생방송에서 5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지난 10월에는 세계 최초로 크리에이터 중심의 뷰티 셀렉트스토어 ‘레오제이 셀렉트스토어’를 서울 성수동에 시범 오픈해 주목받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레페리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0억 원을 돌파했으며, 올해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에는 신한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며 크리에이터 업계 최초의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레페리는 사업성과 성장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기업 거버넌스(지배구조)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다. 동종 MCN 기업인 트레져헌터가 2015년 레페리에 전략적 투자를 통해 최대주주였으나, 레페리의 사업 규모, 실적, 미래성장성이 앞서며 불균형 우려가 나왔던 것이다.

이번 최대주주 교체는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HPE는 기존 창업자인 최인석 의장과 상임경영이사회를 중심으로 독립적 경영을 유지하면서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공동 성장을 도모할 방침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들은 “양사 간 경영 파트너십은 레페리의 IPO 준비와 장기적인 기업 성장에 적합한 구조이자 긍정적 신호”라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트레져헌터 역시 막대한 수익을 거두어 미래성장 투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HPE의 투자금 중 다수가 트레져헌터의 구주 인수대금에 활용됐고, 투자수익은 첫 투자 시점 대비 70배에 달하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레져헌터는 레페리 지분 약 10%를 보유하며 재무적 투자자로서 관계를 지속할 예정이다.

레페리 관계자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HPE를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이하며 경영 파트너이자 밸류업 동반자를 확보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코스닥 상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뷰티 콘텐츠-마케팅-리테일 커머스 밸류체인을 형성하여 국내외 유망 뷰티 브랜드들의 글로벌 성장 솔루션으로 발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에이치 프라이빗에쿼티(HPE)는 누적 운용 규모(AUM) 약 1.3조 원에 달하는 중견 PEF 운용사로, 한수재 대표를 비롯해 조성권 부대표와 김도윤 상무 등 10년 이상 함께해 온 운용 인력들로 구성되어 있다.

업계 관계자는 “HPE는 벤처 캐피탈(VC)과 사모펀드(PEF)를 아우르는 폭넓은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중소·중견기업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데 강점을 가진 PEF 운용사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HPE는 레페리의 백기사 역할을 수행하며, 경영 효율성 및 독립성 제고뿐만 아니라 경쟁력 강화와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한 Bolt-on 투자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레페리의 장기적인 성장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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