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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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PRO] 헤알화 급락…브라질 국채 신규 매수 잠시 '스톱' [류은혁의 채권 투자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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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투자 교과서 <17>
분석편, 헤알화 급락' 브라질채권 전망은

연초 대비 달러당 헤알화 25% 급락
인플레 우려에 금리 인상 가능성 높아
"당분간 신규 매수 보류할 때"


브라질 국채 투자 난이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시장금리와 환율 관리에 비상이 걸리면서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브라질 국채에 대한 신규 매수를 보류하란 의견이 나온다. 브라질 헤알화가 끝 모를 추락하는 데 이어 브라질 정부의 엇박자 정책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헤알화는 연초 달러당 4.8헤알이었으나 이날까지 25%가량 올라 6.0헤알에 거래되고 있다. 헤알화 가치가 그만큼 추락했다는 의미다. 최근 브라질중앙은행(BCB)이 긴급 개입해 환율을 일부 끌어내렸으나 주요 신흥국 통화 중 가장 안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헤알화 가치 하락하니 인플레 우려…결국 또 금리 인상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브라질 채권 투자자들은 고민도 깊어졌다. 현재 브라질 기준금리가 13.75%인 만큼 높은 이자를 얻을 수 있어 주목을 받았으나 환차손에 따른 투자 손실이 우려되면서다. 자칫 이자로 번 수익보다 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 액수가 더 클 수 있다.

브라질 채권은 브라질 중앙정부가 자금 조달이나 정책 집행을 위해 발행하는 국채를 의미한다. 달러나 유로채에는 회사채 등 다양한 채권이 포함되지만 현재 국내에서 살 수 있는 브라질 채권은 브라질 정부가 발행한 국채뿐이다. 브라질 국채는 1991년 브라질 정부와의 국제조세협약에 따라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고 있다.

브라질 헤알화가 추락한 배경엔 재정정책이 있다. 브라질 정부가 재정정책과 관련해 엇박자를 내면서 재정건전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 11월 공무원 급여인상 상한선을 제시하며 재정긴축에 나서겠다고 발표했으나 동시에 재무장관 페르난도 하다드는 중산층과 저소득층에 대한 세금감면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엇박자를 냈다.

정부의 공공지출 삭감 계획도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줬단 분석이 나온다. 브라질 재무부는 2026년까지 정부 지출을 700억 헤알(약 16조원) 삭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는 공무원 고액 급여 상환 외에도 △최저임금 인상률 제한 △소득세 인상(월 5만 헤알 이상 소득 대상) 등의 방안이 담겼다.

헤알화 약세는 결국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운다. 시장에선 브라질 기준금리가 앞으로 더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금리가 오르면 국채 가격은 하락한다. 만기까지 가져가지 않고 중간에 매도하면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 시장은 재정정책을 더욱 강력하게 긴축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지만, 브라질정부는 이를 꺼리는 상황이다.

당분간 브라질 국채 사지마라…내년 2분기 주목

NH투자증권은 브라질 국채 투자와 관련해 브라질 정부가 시장의 의견을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신규 매수를 보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브라질 국채 수익률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봤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브라질 국채를 매수하는 것은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 것은 비슷하다"면서 "브라질 정부가 현실과의 타협을 진행하기 이전까지는 보수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은 향후 브라질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국채 수익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국채 투자와 관련해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내년 2분기부터 브라질의 시장 금리가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백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진 브라질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을 경계할 필요가 있으나 2분기부턴 금리 인상 중단 기대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2분기부턴 점진적으로 장기채 보유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