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자동차보험료 손해율이 90%를 넘어섰다. 올해 누적 손해율도 83%에 육박하는 등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78~82%)을 훌쩍 웃돌아 내년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월 車보험 손해율 90% 넘어…"사실상 적자, 내년 인상 불가피"
2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DB·KB·메리츠·한화·롯데 등 국내 7개 손해보험사의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92.7%였다. 현대해상(97.8%)이 가장 높았고, 한화손해보험(93.7%), 메리츠화재(93.1%), 삼성화재(92.8%), 롯데손해보험(92.2%), KB손해보험(91.6%), DB손해보험(87.5%) 순이었다. 올해 1~11월 누적 손해율은 82.9%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나타낸다. 예컨대 보험사가 한 해 100억원의 보험료를 받고 80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면 손해율은 80%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을 최대 82%로 보고 있다. 이를 넘어서면 운영비 등을 제외하고 사실상 적자라는 의미다.

올해 자동차보험료 손해율이 치솟은 것은 집중호우 피해가 컸던 데다 한파, 폭설 등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2022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1.2~2.8%씩 보험료를 인하해 온 것도 손해율 악화로 이어졌다.

업계는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료율 결정권은 각 보험사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료를 올리지 않으면 경영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은행권이 이자 감면 등의 민생금융 방안을 내놓은 만큼 보험업권에도 자동차보험료 인하 등과 같은 금융당국의 압박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인상폭이 소폭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일부 대형 손해보험사에 내년도 자동차보험료율 조정 계획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