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달러 강세 가운데 '하락'…WTI, 0.32%↓ [오늘의유가]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 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2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날(2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22달러(0.32%) 떨어진 배럴당 69.24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31달러(0.43%) 낮은 배럴당 72.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두 지표 모두 거래 종료 후 손실을 일부 만회하며 보합세를 보였다.

WTI는 한때 1.3% 가까이 밀리기도 했지만 미국의 소비심리 관련 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부진하게 발표되면서 달러 강세가 주춤해지자 낙폭이 줄었다.
국제 유가, 달러 강세 가운데 '하락'…WTI, 0.32%↓ [오늘의유가]
미국 콘퍼런스보드(CB)는 12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104.7로 전월대비 8.1포인트 급락하며 3개월 만에 처음으로 후퇴했다고 보도했다.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전월 수치는 111.7에서 112.8로 상향 조정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이날 108선을 회복했다. 한때 108.3 부근까지 올랐다가 저조한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발표 이후 상승폭을 축소했다.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의 한 유전에서 펌프잭이 시추 장비 앞에서 작동하고 있다./사진=로이터(Nick Oxford)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의 한 유전에서 펌프잭이 시추 장비 앞에서 작동하고 있다./사진=로이터(Nick Oxford)
원유는 달러화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가 비싸지면 다른 통화를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원유 수요가 약해진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4.60% 선에 임박해 올해 5월 하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페크 오즈카데스카야 스위스쿼트은행 선임 분석가는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수요 약화 및 풍부한 글로벌 공급이라는 내러티브는 당분간 유가를 약세 다지기 구간에 머물게 할 것”이라며 “배럴당 67달러 수준 근처에서는 하방 잠재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주는 국제 유가의 불확실성이 소폭 커지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가 통과하는 파나마 운하의 요금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발언은 캐나다, 멕시코, 중국은 물론, 유럽연합(EU)에 대해 미국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더 많이 구매하지 않을 경우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위협 이후 나온 것이다.

다만 이같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10월 중순 이후 중국의 부진한 수요와 풍부한 공급 전망 속에서 유가는 큰 변동 없이 일정한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