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블룸버그(Samuel Coru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블룸버그(Samuel Coru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퇴임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중국산 반도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자동차·항공기·의료기기·통신 기기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는 중국산 반도체에 관세를 추가 부가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24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중국에서 제조된 레거시 반도체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산 반도체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라인이 중단되고 물가가 상승한 경험이 있다”며 “공급망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중국이 반도체 산업을 글로벌 지배를 목표로 삼고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며 “중국 기업들이 생산 능력을 빠르게 확장하고 인위적으로 낮은 가격의 칩을 제공함으로써 시장 지향적 경쟁을 크게 해치고 잠재적으로 제거할 수 있도록 위협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조사는 무역법 301조에 따라 이뤄진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 지원이 불공정하거나 차별적인지 판단하게 되고, 결과에 따라 보복 관세 부과, 수입 제한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1974년에 제정된 무역법 301조는 트럼프가 2018년과 2019년에 약 3700억 달러(약 537조 3510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발동한 불공정 무역 관행 법령과 동일한 법안이다.

조사 결과는 내년 1월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행정부에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조사가 트럼프로 하여금 중국 수입품에 대해 60%의 막대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줬다고 평가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미국은 잘못된 행위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동시에 조사의 진행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이밖에도 군수품, 자동차 제품 및 의료 기기를 포함한 제품들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