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 숨, 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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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이 왔습니다. 다사다난이라는 표현도 부족한 2024년을 헤집고 말이죠. 국내외 정치와 경제 상황은 혼돈 그 자체인데, 새 달력의 첫 장은 차분하기만 합니다.
살면서 잊게 되는 것이 더러 있습니다. 너무 흔해서 존재조차 까먹는 거죠. 예를 들면 가족, 민주주의, 산소 같은 것들. 너무 편해 소중함을 모르는 가족, 당연한 권리처럼 누려온 민주주의, 우리에게 끊임없이 생명의 에너지를 불어넣는 산소.
미안했습니다. 소중하지만 방치해둔 고마움에게. ‘숨’을 쉬어야 살 수 있지만 ‘숨’을 쉴 수 있게 해준 존재를 까맣게 잊고 살았습니다. 힘이 들 때는 ‘한숨’도 되었다가, 못 참을 정도로 몰아치는 ‘가쁜 숨’도 되었다가, 어느새 기쁨의 ‘벅찬 숨’이 된 일상에게.
‘숨’이라는 글자 옆에 막대기(?)를 하나 세우면 ‘쉼’(숨+ㅣ)이 됩니다. 사람들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는 ‘쉼’은 ‘등받이’와 같은 말일 겁니다. 항상 우리가 앞만 보고 달려갈 수는 없을 테니까요. 모두 한목소리로 걱정하는 위기의 2025년. 어쩌면 숨 가쁘게 달려온 지난 시간에 보상이라도 주듯 잠시 자신만의 ‘쉼’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 중 재충전을 위한 잠시의 ‘쉼’은 ‘보약’이 되면 됐지 ‘독’이 되진 않을 것입니다. 또 그게 결국 ‘삶’이고요.
2025년 새해는 밝았고, 당장 눈앞을 보자면 비상계엄의 정치 파고와 트럼프 2기의 국제 변수를 이겨내야 합니다. 국내외 악재는 그대로 기업의 시름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외침은 잠시 잦아들 수도 있겠죠. 아니면 역으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정면 돌파를 외칠 수도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무엇이 정답일지 확언할 수 없지만, 잠시 숨을 고를 때가 왔다는 건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한경ESG〉는 2025년 1월 신년호 커버 스토리로 ‘글로벌 탄소시장 개화한다’를 다뤘습니다. 2024년 11월 제29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파리기후변화협약 제6조와 관련한 세부 지침이 최종 확정됐고, ‘협력적 접근’으로 불리는 탄소시장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파리협정 체제에서 국가와 기업 모두 탄소감축 목표를 이뤄내야 하는데, 국제적으로 감축 실적(크레디트)을 구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에 주목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기업에는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나 미국의 청정경쟁법(CCA)이라는 장벽을 넘을 수 있는 비상구가 생겼고, 민간에는 차후 1000조 원대로 성장할 탄소감축 투자시장이 열리게 됐습니다. 이처럼 2025년에도 ESG 시계는 멈추지 않을 겁니다. 단지 ‘숨’과 ‘쉼’이 조금 더 필요할 뿐입니다.
글 한용섭 편집장
살면서 잊게 되는 것이 더러 있습니다. 너무 흔해서 존재조차 까먹는 거죠. 예를 들면 가족, 민주주의, 산소 같은 것들. 너무 편해 소중함을 모르는 가족, 당연한 권리처럼 누려온 민주주의, 우리에게 끊임없이 생명의 에너지를 불어넣는 산소.
미안했습니다. 소중하지만 방치해둔 고마움에게. ‘숨’을 쉬어야 살 수 있지만 ‘숨’을 쉴 수 있게 해준 존재를 까맣게 잊고 살았습니다. 힘이 들 때는 ‘한숨’도 되었다가, 못 참을 정도로 몰아치는 ‘가쁜 숨’도 되었다가, 어느새 기쁨의 ‘벅찬 숨’이 된 일상에게.
‘숨’이라는 글자 옆에 막대기(?)를 하나 세우면 ‘쉼’(숨+ㅣ)이 됩니다. 사람들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는 ‘쉼’은 ‘등받이’와 같은 말일 겁니다. 항상 우리가 앞만 보고 달려갈 수는 없을 테니까요. 모두 한목소리로 걱정하는 위기의 2025년. 어쩌면 숨 가쁘게 달려온 지난 시간에 보상이라도 주듯 잠시 자신만의 ‘쉼’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 중 재충전을 위한 잠시의 ‘쉼’은 ‘보약’이 되면 됐지 ‘독’이 되진 않을 것입니다. 또 그게 결국 ‘삶’이고요.
2025년 새해는 밝았고, 당장 눈앞을 보자면 비상계엄의 정치 파고와 트럼프 2기의 국제 변수를 이겨내야 합니다. 국내외 악재는 그대로 기업의 시름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외침은 잠시 잦아들 수도 있겠죠. 아니면 역으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정면 돌파를 외칠 수도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무엇이 정답일지 확언할 수 없지만, 잠시 숨을 고를 때가 왔다는 건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한경ESG〉는 2025년 1월 신년호 커버 스토리로 ‘글로벌 탄소시장 개화한다’를 다뤘습니다. 2024년 11월 제29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파리기후변화협약 제6조와 관련한 세부 지침이 최종 확정됐고, ‘협력적 접근’으로 불리는 탄소시장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파리협정 체제에서 국가와 기업 모두 탄소감축 목표를 이뤄내야 하는데, 국제적으로 감축 실적(크레디트)을 구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에 주목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기업에는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나 미국의 청정경쟁법(CCA)이라는 장벽을 넘을 수 있는 비상구가 생겼고, 민간에는 차후 1000조 원대로 성장할 탄소감축 투자시장이 열리게 됐습니다. 이처럼 2025년에도 ESG 시계는 멈추지 않을 겁니다. 단지 ‘숨’과 ‘쉼’이 조금 더 필요할 뿐입니다.
글 한용섭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