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뉴로메카 대표가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자사 로봇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임형택 기자
박종훈 뉴로메카 대표가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자사 로봇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임형택 기자
로봇주가 급등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조선 테마’에 올라탄 모양새다. 몇 년 전 인력난을 겪은 조선소에 협동로봇 도입 추진이 한창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24일 오후 2시11분 현재 뉴로메카는 전일 대비 4100원(17.98%) 오른 2만6900원에, 레인보우로보틱스는 1만1500원(8.53%) 상승한 14만530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클로봇(25.78%)도 급등 중이다.

조선소 현장이 로봇 산업의 새로운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투자심리에 불이 붙은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삼호의 전남 영암 조선소에 설치될 협동로봇 수주전에서 덴마크의 유니버설로봇, 국내의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뉴로메카 등이 경쟁하고 있다.

이미 HD현대삼호 영암조선소에는 50여 대의 협동로봇이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유니버설로봇 제품이 절반을 차지하고, 나머지를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뉴로메카가 나누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협동로봇은 센서 등을 갖춰 함께 일하는 사람의 안전을 확보, 사람과 한 공간에서 일할 수 있는 로봇을 뜻한다. 처음엔 커피를 내리거나 치킨을 튀기는 식품 제조용 협동로봇이 많이 출시됐고, 최근 들어서는 협동로봇을 도입하는 공장도 늘어나고 있다. 과거 기존의 산업용 로봇이 일하는 제조현장에는 사람이 들어갈 수 없었지만 점차 바뀌는 분위기다.

선박 건조 현장의 로봇 도입 추진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현장의 위험도가 높은 데다,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호황기에는 인력난까지 겪은 바 있어서다. 외국인 노동자를 투입해 겨우 인력난을 완화했지만, 한화오션의 경우 올해 3분기까지도 생산안정화 비용에 실적 발목이 잡혔다.

현재 조선사들은 3년 이상의 일감을 쌓아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한 이후에는 일감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확대를 추진해 LNG운반선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한화오션과 HD한국조선해양은 미국 군용 함정의 유지·보수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호황이 길어지면서 조선사 주가는 HD현대그룹의 계열사를 중심으로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장중에도 HD현대중공업은 28만1500원으로, HD한국조선해양은 23만3500원으로 각각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