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역세권도 아닌데 14억…들썩이는 평택신도시 '이 단지'
지난 11월 수도권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가 선정되며 수도권 신도시 정비사업이 첫발을 뗐다. 준공된 지 30년이 지난 1기 신도시 단지는 앞으로 새롭게 단장해 2030년부터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1기 신도시 중 하나인 경기 안양 평촌신도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선도지구 선정 규모가 작은 편이다. 총 3개 구역 5460가구로 산본(2개 구역, 4620가구)보다 조금 크다. 분당이 1만948가구로 가장 많고, 일산도 8912가구에 달한다.

평촌은 재건축 규모는 적지만, 경기 대표 학군지 중 하나로 실수요자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지하철 4호선 범계역, 평촌역 등을 통하면 사당 등 서울로 접근하기도 쉽다. 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동탄인덕원선 개통 등 호재가 있다. 평촌 내 노후 아파트 비율이 75% 달하는 만큼 재건축 이후 세 단지가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신도시 전경. 안양시 제공
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신도시 전경. 안양시 제공

평촌 학원가 바로 옆 ‘귀인블록’

4호선 범계역과 평촌역 인근 역세권 단지가 아니지만, 평촌 내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단지들이 있다. 바로 평촌학원가 옆에 있는 ‘꿈마을’ 귀인블록이다. 귀인초를 품고 있고, 평촌 내 선호 학교 중 하나인 귀인중에도 배정받을 수 있는 단지다.

꿈마을금호(250가구)를 비롯해 한신(566가구), 현대(386가구), 라이프(548가구) 1750가구는 이번에 통합 재건축을 추진한다. 대부분 전용면적 84㎡ 이상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되는 게 특징이다.
서울도, 역세권도 아닌데 14억…들썩이는 평택신도시 '이 단지'
백영고·귀인초와 바로 붙어있는 꿈마을금호의 최근 거래 시기는 지난 7월이다. 전용 101㎡가 12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같은 면적 최고가는 2년 전 기록한 13억8000만원이다. 호가는 14억5000만원까지 올라간 상태다.

맞은편 꿈마을라이프는 최근까지도 거래가 이뤄졌다. 전용 84㎡가 선도지구 선정 발표 이후인 12월 10억5000만원에 매매되며 신고가를 썼다. 같은 면적의 직전 거래가는 10억3000만원이었다. 꿈마을현대 전용 183㎡도 지난 10월 16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안양 동안구 전체 아파트 가운데 두 번째로 가장 높은 가격이다.

평촌 내 다른 대장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보면 동안구 관양동 ‘평촌더샵센트럴시티’ 전용 96㎡가 지난 9월 14억6000만원에 손바뀜했다. 비슷한 평형대 단지 중 가장 높은 가격이다. 전용 84㎡는 최근 12억5000만원 전후로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 같은 면적이 2021년에는 15억4000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2016년에 입주해 노후 아파트가 많은 평촌에서도 비교적 신축인 아파트라 할 수 있다.

맞은편 꿈마을 ‘민백블록’도 눈길

귀인블록과 부림로를 두고 마주 보고 있는 민백블록(꿈마을우성, 건영5, 동아, 건영3) 1376가구도 선도지구로 선정돼 재건축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해당 단지들은 민백초를 품고 있는 게 특징이다. 평촌학원가와도 거리가 멀지 않아 귀인블록과 가격대가 비슷하게 형성돼 있다. 평촌에서 처음으로 한국자산신탁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재건축을 통해 지상 최고 45층, 2300여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평촌 선도지구 선정 단지 중 향후 유일하게 역세권 단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안양 동안구 인덕원부터 화성 동탄을 잇는 동탄인덕원선이 2029년 개통한다. 약 37㎞ 길이로, 12공구에 18개 역이 신설된다. 이 중 102역(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이 꿈마을건영3 앞을 지난다. 특히 인근 인덕원역은 지하철 4호선을 비롯해 월곶~판교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이 연결되기 때문에 수도권 전역으로 이동하기 수월해질 전망이다.
서울도, 역세권도 아닌데 14억…들썩이는 평택신도시 '이 단지'
선도지구 발표 전부터 재건축 기대감이 가격에 반영됐다. 꿈마을우성 전용 132㎡는 지난 10월 15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최고가는 2021년 15억2500만원이다. 다만 선도지구 발표 이후인 12월 2일에는 13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가격이 떨어졌다. 매물은 13억5000만~15억원에 나와 있다.

다만 귀인블록과 민백블록 모두 학교가 가까이 있다는 점이 사업 지연 변수로 꼽히기도 한다. 사업시행인가 전 교육환경평가를 받아야 해서다. 이에 정부는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 당시 교육부, 각 지자체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사업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