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떠날 때가 기회"…투자 고수가 주목하는 하락 종목은 [이시은의 투자고수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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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고수를 찾아서 <34>
용환석 페트라운용 대표
국내 증시 '삼중고' 반영
한화에어로·LIG넥스원 잠재력
아직 싼 '밸류업' 금융株
현대차, 장기적으로 매력
용환석 페트라운용 대표
국내 증시 '삼중고' 반영
한화에어로·LIG넥스원 잠재력
아직 싼 '밸류업' 금융株
현대차, 장기적으로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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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엔 한국만의 독보적 제품 경쟁력을 지닌 수출주가 강세를 보일 것입니다.”
용환석 페트라자산운용 대표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방산과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등 업종에서 저가 매수 기회가 찾아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97년부터 금융업계에 뛰어들어 벤처캐피털(VC) 일신창업투자, 영국계 헤지펀드 팬아시아캐피탈 아시아 투자 담당 등을 거쳤다. 2009년부터는 페트라자산운용을 창업해 국내 주식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전체 운용규모(AUM) 7000억원 중 국외 기관투자자 비중이 80%에 달하는 등 해외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의 관심사는 해외에서 인정받는 수출주다. 용 대표는 “마치 모든 수출주가 ‘트럼프 악재’에 처했다는 막연한 공포감이 생겨났는데, 업권별로 구별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국내 방산주들이 대표적이다. 용 대표는 “최근 주요 방산주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러·우 전쟁 종식 발언으로 주가가 내렸지만, 실제로 인접국들 군비 증강 계획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며 “오히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논란이 해소된 국면이라 투자 가치가 높다”고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은 지난달 연고점 대비 각각 22.12%, 21.56% 하락한 상태다. 한국콜마와 코스메카코리아 등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오리온과 농심 등 식음료 분야도 내년도 업종 수출액 추이에 따라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밸류업 관련주도 꾸준히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주주환원율이 대폭 늘고 있는 금융주에 대해선 “올해 주가가 많이 올랐어도 실적에 비해선 아직 비싸지 않은 수준”이라고 했다. 주요 금융주인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도입된 지난 2월부터 꾸준한 랠리를 펼쳤지만, 최근 계엄 사태를 거치며 지난 3일 종가 대비 8.49~14.53% 꺾였다. 하지만 그는 “일단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의 정책 추진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보통주자본비율(CET1)만 방어된다면 투자할 만한 업권”이라고 짚었다. 금융주와 함께 밸류업 수혜를 누린 현대차와 기아에 대해선 “실적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을 감안하더라도 본업 경쟁력이 뛰어나 1~2년을 두고 장기투자에 나설 만하다”며 “주주환원 확대를 감안해 현대차2우B 등으로 배당수익을 노려보는 것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내년엔 상장사 대주주들도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안길 수 있는 증시 환경을 만드는 데 조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 이상의 침체는 기업 경쟁력까지 떨어뜨려 대주주를 포함한 모든 증시 참여자들에게 유리할 게 없다고 했다. 용 대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의 핵심 원인은 결국 복잡한 지배구조와 지분율 이상의 영향력을 자회사, 손자회사에까지 행사하는 대주주에 있다”며 “각 회사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충분히 존중받고, 이사회의 독립성도 확실히 보장받는 기업들이 더욱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용환석 페트라자산운용 대표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방산과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등 업종에서 저가 매수 기회가 찾아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97년부터 금융업계에 뛰어들어 벤처캐피털(VC) 일신창업투자, 영국계 헤지펀드 팬아시아캐피탈 아시아 투자 담당 등을 거쳤다. 2009년부터는 페트라자산운용을 창업해 국내 주식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전체 운용규모(AUM) 7000억원 중 국외 기관투자자 비중이 80%에 달하는 등 해외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방산株 급락, 오히려 밸류에이션 논란 해소"
올해 코스피지수는 8.09% 떨어졌다. 증권사들이 때마다 저평가 장세임을 외쳤지만 투자자가 국내 증시를 외면하는 현상은 심화했다. 용 대표는 “지난 8월 이후로 흔치 않은 ‘삼중고’가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촉발한 삼성전자의 약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우려 △계엄 사태 등이 연이어 찾아오며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다만 그는 “코스피지수 2400선을 오가는 최근 국내 증시는 세 가지 악재가 일괄 반영된 모습”이라며 “연말 좋은 주식을 선별 투자해 놓으면 내년에 과실을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그의 관심사는 해외에서 인정받는 수출주다. 용 대표는 “마치 모든 수출주가 ‘트럼프 악재’에 처했다는 막연한 공포감이 생겨났는데, 업권별로 구별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국내 방산주들이 대표적이다. 용 대표는 “최근 주요 방산주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러·우 전쟁 종식 발언으로 주가가 내렸지만, 실제로 인접국들 군비 증강 계획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며 “오히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논란이 해소된 국면이라 투자 가치가 높다”고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은 지난달 연고점 대비 각각 22.12%, 21.56% 하락한 상태다. 한국콜마와 코스메카코리아 등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오리온과 농심 등 식음료 분야도 내년도 업종 수출액 추이에 따라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밸류업 관련주도 꾸준히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주주환원율이 대폭 늘고 있는 금융주에 대해선 “올해 주가가 많이 올랐어도 실적에 비해선 아직 비싸지 않은 수준”이라고 했다. 주요 금융주인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도입된 지난 2월부터 꾸준한 랠리를 펼쳤지만, 최근 계엄 사태를 거치며 지난 3일 종가 대비 8.49~14.53% 꺾였다. 하지만 그는 “일단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의 정책 추진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보통주자본비율(CET1)만 방어된다면 투자할 만한 업권”이라고 짚었다. 금융주와 함께 밸류업 수혜를 누린 현대차와 기아에 대해선 “실적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을 감안하더라도 본업 경쟁력이 뛰어나 1~2년을 두고 장기투자에 나설 만하다”며 “주주환원 확대를 감안해 현대차2우B 등으로 배당수익을 노려보는 것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단기 차익 찾아 떠돌면 수익률 '필패'
용 대표는 주가가 기대감과 실적의 함수라고 표현했다. 업권 실적이 뛰는 것을 모두가 다 아는 상황에서 기대감에 주가까지 뛰는 종목은 투자 가치가 작다고 했다. 그는 “주식은 실적 상승 조건에 변화가 없지만 대외 변수로 투자심리가 잠시 꺾였을 때가 매수 기회”라며 “남들이 비관론을 토해내는 업종에서 옥석을 찾아야 제대로 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 차익을 찾아 이리저리 종목을 옮기는 태도도 경계하라고 했다. 용 대표는 “당장 한 달을 두고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따지는 것은 전문가들도 어려워한다”며 “1년 이상은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기업을 찬찬히 연구해 투자 종목이 놓인 환경 변화를 모두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내년엔 상장사 대주주들도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안길 수 있는 증시 환경을 만드는 데 조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 이상의 침체는 기업 경쟁력까지 떨어뜨려 대주주를 포함한 모든 증시 참여자들에게 유리할 게 없다고 했다. 용 대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의 핵심 원인은 결국 복잡한 지배구조와 지분율 이상의 영향력을 자회사, 손자회사에까지 행사하는 대주주에 있다”며 “각 회사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충분히 존중받고, 이사회의 독립성도 확실히 보장받는 기업들이 더욱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