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중국의 전기차 수출이 급감했다. 유럽연합(EU)이 중국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영향이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올 11월 전기차 수출액은 15억8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2% 감소했다. 이는 2022년 7월의 14억달러 후 최저 수준이다. SCMP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상하이 봉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글로벌 공급망이 혼란에 빠진 2022년 4월 이후 가장 가파르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기차 수출 급감이 신흥시장 수출 감소와 유럽의 추가 상계관세 부과가 맞물린 결과라고 해석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반(反)보조금 조사를 통해 지난 10월 30일부터 중국에서 EU로 수출되는 전기차의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17.8~45.3%로 인상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달 중국의 대(對)EU 전기차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36% 감소했다.

자동차 리서치 업체 데이터포스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전기차의 유럽 전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7.4%에 그쳤다. 전달 8.2%보다 0.8%포인트 낮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에서 중국 전기차 비중이 빠르게 줄고 있다.

유럽뿐 아니라 신흥시장 수출도 둔화하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을 향한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약 25% 줄었고 중남미 수출은 47% 급감했다.

량옌 미국 윌래밋대 경제학 부교수는 “중국의 전체 전기차 수출 가운데 EU가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며 “유럽으로의 수출 감소가 전반적인 수출 둔화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자국산 전기차에 부과된 관세 영향을 피하기 위해 EU 시장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에 집중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이 같은 조치들이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