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혐의로 수사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측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2차 출석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공수처의 강제수사가 임박한 가운데 헌법재판소는 탄핵 심판 절차를 정상적으로 밟기로 했다.

24일 윤 대통령의 변호인단 구성에 관여하는 석동현 변호사는 “대통령은 내일 (공수처에) 출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석 변호사는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 심판 절차가 우선이고 피청구인으로서 재판관과 국민에게 설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라며 “수사기관에서 문답 방식으로 내란이냐 아니냐를 설명할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석 변호사는 탄핵 심판과 관련해 변호인단이 26일 정리된 입장을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 측이 두 차례나 출석을 거부한 만큼 체포영장 신청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통상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특별한 이유 없이 1~2회 소환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신청한다. 원론적으로는 3차 출석 요구도 가능하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내일 대통령께서 출석하는 시간을 내주길 기대하고 있다”며 “체포영장에 대해 결정된 방침은 없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측의 입장과 무관하게 헌재는 26일 재판관 회의를 열기로 했다. 윤 대통령의 심리 지연 전략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진 헌재 공보관은 “27일 변론준비기일에는 변동사항이 없다”며 “6인으로 여전히 심리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수사보다 탄핵에 우선한다’는 석 변호사 발언에는 “피청구인(윤 대통령)의 대리인이 아니다”고 에둘러 지적했다.

검찰과 경찰은 ‘롯데리아 회동’ 논란을 빚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후속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국수본부장)은 이날 구삼회 육군 제2기갑여단장, 방정환 국방부 혁신기획관, 정성우 국군 방첩사령부 1처장을 정식 입건했다. 경찰은 노 전 사령관이 꾸린 사조직 ‘수사 2단’에 구 여단장과 방 기획관이 포함됐는지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게도 내란죄 수사를 위해 26일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같은 날 검찰은 경찰로부터 노 전 사령관을 구속상태로 송치받고 사건을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에 배당했다. 노 전 사령관은 2018년 군에서 불명예 전역한 뒤 점집을 운영하면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계엄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시온/최해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