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26일) 원·달러 환율이 15년 9개월 만에 1,460원을 돌파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킹달러(달러 초강세)'와 채권 금리 고공행진 흐름은 지속되면서 금과 은,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은 급락하고 있습니다.

증권부 김대연 기자와 짚어 보겠습니다.

김 기자, 먼저 금이나 은 ETF 수익률 얼마나 떨어졌습니까?

<기자>

국내에 상장된 유일한 금 현물 ETF인 'ACE KRX금현물'은 지난달부터 오늘까지 두 달 동안 2.45% 내렸습니다.

이 기간 금값은 약 4% 하락했는데요. 올해 금값이 28% 오르며 온스당 2,700달러를 돌파했지만, 지난달부터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입니다.

같은 기간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 ETF는 13% 떨어졌고, 'KODEX 골드선물(H)(-6.20%)'와 'TIGER 골드선물(H)(-6.20%)'도 6%대 하락했습니다.

은에 투자하는 ETF는 상황이 더 안 좋습니다. 'KODEX 은선물(H)'가 두 달간 11% 넘게 빠졌고요.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본격적으로 금리를 내리기 시작한 지난 9월부터 약 3개월 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ACE KRX금현물' ETF에만 1,144억 원 투자했는데요.

통상 금리인하기엔 안전자산에 수요가 몰리고 달러 가치도 떨어지기 마련이죠. 하지만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금과 은의 가격이 떨어진 것이 관련 ETF의 수익률 하락으로 연결됐습니다.

<앵커>

금리인하기에는 자금이 장기채 ETF에 몰리기도 하는데, 장기채 ETF의 수익률도 부진하다고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고물가와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감세 정책으로 재정 적자를 부추기면서 결국 물가를 자극해 금리인하에 제동을 걸 수 있죠.

여기에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시장 예상보다 더 천천히 내리겠다고 시사한 것도 영향이 컸는데요. 인하 횟수도 기존 4회에서 2회로 줄였습니다.

금리인하로 채권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하며 장기채 ETF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된 셈입니다.

최근 3개월 동안 개인 순매수 6위에 오른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H)'는 자금이 2,400억 원 몰렸는데, 수익률이 -10%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H)'는 21% 하락했고요. 'RISE 미국장기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H)' ETF도 -17%를 기록하는 등 미국 장기채 관련 ETF의 수익률이 크게 주저앉았습니다.

<앵커>

새로운 투자 대안을 찾아야 할 시기인 듯한데요. 지금 시장의 자금은 어떤 ETF로 유입되고 있습니까?

<기자>

금리 변동에 덜 민감한 단기채 ETF로 뭉칫돈이 쏠리고 있습니다. 고금리 상황에서 단기 이자수익을 노리겠다는 전략인데요.

실제로 최근 일주일 동안 '1Q 머니마켓액티브'와 'KODEX 머니마켓액티브' ETF에 각각 442억 원과 380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습니다. 이 펀드는 초단기 채권과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 운용 방식을 토대로 설계된 상품인데요.

이 외에도 만기 1개월 이내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RISE 단기통안채' ETF에 1,160억 원의 자금이 몰렸고요.

자금을 잠시 보관한다는 의미의 파킹(parking)형 상품도 인기가 많은데요.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ETF의 운용자산(AUM) 규모는 이날 기준 9조 745억 원인데, 전체 ETF 중 1위입니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태 등 국내 정치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당분간 강달러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한데요.

iM증권은 "트럼프 2기 정책 및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 내년 1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원·달러 환율은 내년 초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김대연 기자였습니다.


김대연기자 bigkite@wowtv.co.kr
금·장기채 ETF 20%↓...단기채로 자금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