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 몸값' 3조 책정해 합작사 설립…"이마트 회계상 적자 회피 목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신세계-알리바바 왜 손잡았나
기업가치 3년전 인수 수준 평가
누적적자탓 시장선 1조 이하 판단
합작 안했다면 '자본잠식' 노출
기업가치 3년전 인수 수준 평가
누적적자탓 시장선 1조 이하 판단
합작 안했다면 '자본잠식' 노출
신세계그룹이 알리바바와 e커머스 합작사 설립한 건 G마트로 인한 이마트의 회계상 적자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합병 과정에서 G마켓 기업가치를 3조원 수준으로 책정돼 이마트가 회계상 적자를 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는 26일 이사회를 열어 알리바바그룹과 합작사를 만들어 G마켓 지분 80%을 현물출자하기로 했다. 알리바바 측은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과 현금 3000억원을 합작사에 출자한다. 양측은 이를 통해 합작사 지분 각각 50%를 보유하기로 했다.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의 기업가치는 각각 3조원 씩으로 책정돼 합작사 기업가치는 총 6조원으로 평가됐다.
G마켓의 기업가치 하락으로 대책마련이 시급했던 신세계그룹이 이번 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2021년 미국 이베이로부터 G마켓 지분 80%를 3조4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G마켓이 e커머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으며 2022년 655억원, 2023년 32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를 기록 중이다.
G마켓 감가상각이 현실화하면 이마트는 올해 연말 회계상 적자로 인한 자본잠식 우려까지 노출된 상황이었다. 회계상으로 기업을 인수한 뒤 이 기업의 가치가 떨어지면 기업들은 매년 감가상각에 나선다. 공장·건물 등 뚜렷한 유형자산이 없이 무형자산이 전부인 G마켓은 고객이 이탈하거나 시장 상황이 크게 바뀌면 기업가치를 낮춰 평가해야 한다. 이마트는 이번 설립되는 합작사를 자회사에서 떼어내 회계상 위기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회계법인이 인수 후 1~2년간은 인수후통합(PMI) 등 적응 과정이라고 판단해 기업가치를 큰 폭으로 깎지 않았지만 올해는 G마켓 가치를 1조원 미만으로 판단할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며 “순손실로 조단위 숫자를 반영해야 해 자본잠식 위기까지 처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거래 상대방인 알리익스프레스 몸값도 3조원에 육박하게 평가된 점도 논란에 섰다. 한국에서 올해 알리익스프레스의 거래액(GMV)은 3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과거 e커머스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던 시절에는 플랫폼 기업의 몸값을 GMV 멀티플 1~2배로 책정하던 때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런 방식으로 몸값을 산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신세계그룹이 당장 G마켓의 기업가치 하락이 이마트로 번지는 불길은 막았지만 자칫 더 큰 짐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장 1~2년 큰 불길은 막았지만 합작사의 경영 주도권까지 잃으면 G마켓을 인수하기 위해 현금으로 투입한 3조4000억원을 모두 날리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차준호/박종관 기자 chacha@hankyung.com
이마트는 26일 이사회를 열어 알리바바그룹과 합작사를 만들어 G마켓 지분 80%을 현물출자하기로 했다. 알리바바 측은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과 현금 3000억원을 합작사에 출자한다. 양측은 이를 통해 합작사 지분 각각 50%를 보유하기로 했다.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의 기업가치는 각각 3조원 씩으로 책정돼 합작사 기업가치는 총 6조원으로 평가됐다.
G마켓의 기업가치 하락으로 대책마련이 시급했던 신세계그룹이 이번 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2021년 미국 이베이로부터 G마켓 지분 80%를 3조4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G마켓이 e커머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으며 2022년 655억원, 2023년 32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를 기록 중이다.
G마켓 감가상각이 현실화하면 이마트는 올해 연말 회계상 적자로 인한 자본잠식 우려까지 노출된 상황이었다. 회계상으로 기업을 인수한 뒤 이 기업의 가치가 떨어지면 기업들은 매년 감가상각에 나선다. 공장·건물 등 뚜렷한 유형자산이 없이 무형자산이 전부인 G마켓은 고객이 이탈하거나 시장 상황이 크게 바뀌면 기업가치를 낮춰 평가해야 한다. 이마트는 이번 설립되는 합작사를 자회사에서 떼어내 회계상 위기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회계법인이 인수 후 1~2년간은 인수후통합(PMI) 등 적응 과정이라고 판단해 기업가치를 큰 폭으로 깎지 않았지만 올해는 G마켓 가치를 1조원 미만으로 판단할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며 “순손실로 조단위 숫자를 반영해야 해 자본잠식 위기까지 처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거래 상대방인 알리익스프레스 몸값도 3조원에 육박하게 평가된 점도 논란에 섰다. 한국에서 올해 알리익스프레스의 거래액(GMV)은 3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과거 e커머스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던 시절에는 플랫폼 기업의 몸값을 GMV 멀티플 1~2배로 책정하던 때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런 방식으로 몸값을 산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신세계그룹이 당장 G마켓의 기업가치 하락이 이마트로 번지는 불길은 막았지만 자칫 더 큰 짐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장 1~2년 큰 불길은 막았지만 합작사의 경영 주도권까지 잃으면 G마켓을 인수하기 위해 현금으로 투입한 3조4000억원을 모두 날리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차준호/박종관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