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ESG클럽 12월 월례포럼
"기업가치 평가에서 지속가능성 정보 중요해져"
“최근 기업가치 평가 방식에서 재무제표 의존 방식이 아닌 지속가능성 정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홍현선 한국회계기준원 수석연구원은 지난 12월 18일 ‘대한민국 ESG클럽’ 12월 월례포럼에서 “기후 위기 대응 전략이 기업의 미래가치를 크게 좌우한다는 인식이 커짐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의 지속가능성 정보를 요구하는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과거 재무제표에 의존하던 기업가치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기후 위기 같은 외부환경에 대한 기업의 전략적 대응을 평가에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두 기업 간 미래가치에 분명한 차이가 있음에도 동일한 재무제표에 근거한 가치 산정은 지양하고 있는 셈이다. 녹색 금융 및 전환 금융에도 420조 원 규모의 정책자금이 집행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지속가능성 이슈는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홍 연구원은 주목해야 할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으로 국제회계기준(IFRS)의 산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와 EU 지속가능성 공시기준(ESRS),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칙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 기준이 지속가능성 공시를 위한 글로벌 인프라를 형성하며, 기업의 공시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요 국가의 공시의무화 일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일본과 영국은 2027년부터 지속가능성 공시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호주와 싱가포르는 최근 관련 기준을 발표했는데 호주는 기후 정보 의무 공시를, 싱가포르는 선택적 공시를 채택했다. 이들 국가는 ISSB 기준에 기반한 보고 기업 설정, 보고 시기 일치 등 일관된 공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ISSB와 ESRS 기준의 차이와 상호운용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ISSB와 ESRS 기준 모두 기후뿐 아니라 다양한 지속가능성 이슈에 대해 공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ISSB는 재무적 관점에서 중요성을 판단하는 반면, ESRS는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하는 이중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이 두 기준 모두 스코프 3 배출량 공시를 요구하며, 2024년에 발표한 지침에 따라 두 기준 간 기후 부문의 상호운용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미국의 기후 공시 규제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그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연방 차원의 기후 공시 규제가 약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캘리포니아 같은 주정부 차원의 규제와 유럽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의 자발적 공시가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홍 연구원은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이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규범으로 자리 잡음에 따라 각국 정부와 기업은 이를 기반으로 기후 위기 대응과 ESG 경영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투자자와 기업이 지속가능성 정보를 통해 더욱 정교한 가치 평가를 실현할 수 있도록 공시 체계의 일관성과 투명성 강화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