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마나 운하 통제권을 되찾겠다고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주 파나마 미국 대사를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케빈 마리노 카브레라가 파나마 운하로 우리한테 바가지를 씌우는 파나마에서 미국 대사를 맡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카브레라는 공화당전국위원회(RNC)에서 플로리다주를 담당했으며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 선거를 도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케빈은 미국 우선주의 원칙의 맹렬한 전사”라며 “그는 파나마에서 우리의 국익을 대표하기 위해 환상적으로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1일 파나마가 운하를 이용하는 미국 해군과 기업 등에 과도한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운하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지름길인 파나마 운하는 1914년 미국에서 인력과 자본을 투입해 처음 개통했다. 미국이 신생 독립국인 파나마와 조약을 맺어 건설한 뒤 85년 안팎 직접 운영하다가 1999년 12월 31일 파나마에 운영권을 반환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이같은 발언을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이 중남미 지역 인프라에 갈수록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서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은 “파나마 운하가 결코 나쁜 이들의 손에 떨어지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는 캐나다를 도발하는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크리스마스 인사를 전한다면서 “그의 국민은 너무나도 많은 세금을 내지만 캐나다가 우리의 51번째 주가 된다면 세금은 60% 이상 감면되고, 기업들은 규모가 즉시 두배가 될 것이며,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더 군사적으로 보호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자기가 캐나다 아이스하키 전설인 웨인 그레츠키를 만났다면서 “난 그에게 ‘웨인, 왜 캐나다 총리에 출마하지 않느냐. 이 자리는 곧 캐나다 주지사로 알려지게 될 것이다. 당신은 쉽게 이길 것이며 선거운동조차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린란드를 소유한 덴마크에도 도발했다. 그는 “그린란드는 국가 안보 용도로 미국에 필요하고, 그린란드 주민들은 미국이 오기를 원하며 우리는 갈 것이다”고 말했다.
덴마크 정부가 자국 자치령인 그린란드 방위비를 대폭 증액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히자마자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트로엘스 룬 포울센 덴마크 국방부 장관은 전날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 소식과 관련해 그린란드 방위비 지출 확대 패키지를 발표했다. 다만 정확한 액수는 밝히지 않았고 “백억 크로네 단위”라고 언급했다. 영국 방송 BBC는 현지 매체들이 패키지의 규모로 120∼150억크로네 수준을 예상한다며 최소 1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