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을사년 새해를 맞는 이번주(12월30일~1월3일) 한국 증시도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기대됐다. 환율 급등 여파로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생긴 저가 매력이 연초 적극적으로 거래에 나서는 기관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 가능성이 있어서다. 한국, 미국, 중국의 경제지표 호조도 점쳐지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23~27일) 코스피는 0.03% 오른 2404.77로 거래를 마쳤다. 첫 거래일에 강하게 반등했지만, 나머지 3거래일동안 내리 하락했다.

환율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6일엔 1460원선을, 27일 장중 달러당 1480원선을 각각 돌파했다. 27일엔 1486원대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3월 이후 15년9개월만에 최고치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이 구체화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화 가치는 짓눌린 탓이다.

특히 한국의 정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환율 급등을 자극했다. 비상 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심리할 헌법재판관 충원 문제를 놓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여야 합의 전에는 국회 추천 몫의 신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다. 곧바로 더불어민주당이 한 권한대행을 탄핵소추하겠다고 나서면서 정국이 불안정해졌고, 투기세력까지 유입되면서 환율의 고삐가 풀렸다. 이로 인해 코스피는 27일 장중 2400선이 재차 무너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코스피의 저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연말까지의 결산이 끝난 뒤 연간 수익률 집계가 시작되는 새해 초에 펀드매니저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거래에 나선다”며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계엄 사태와 수출 성장 둔화 우려 등으로 억눌린 코스피가 손익 관점에서 더욱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양도세 회피를 위한 매도세가 지난주 대체로 진정됐다”며 “이번주에는 다시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주 발표될 경제지표들이 증시에 힘을 불어넣어 줄 가능성도 기대된다.

우선 새해 첫 날인 1월1일 발표될 한국의 12월 수출입동향은 그 동안의 수출 둔화 우려를 완화해줄 수 있다고 이경민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는 “중국과 유럽의 경기부양 정책, 최근 미국의 ISM제조업지수의 반등 추세 등은 수출 성장에 우호적인 환경”이라며 “12월 수출 증가율은 3.1%로 예상돼 11월의 1.4% 대비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월2일로 예정된 중국 국가통계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의 발표도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강진혁 연구원은 “중국 제조업 지표는 2개월 연속 회복 중”이라며 “부진하더라도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우리 증시가 반등을 모색하는 국면에서는 실적 대비 저평가됐거나 그동안 낙폭이 컸던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고 이경민 연구원은 조언했다. 해당 업종으로는 반도체, 바이오, 금융, 자동차, 2차전지 등이 꼽혔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