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수혜' 日닛케이 5개월여 만에 40,000 고지 회복
亞 증시 '산타랠리'서 코스피 소외…원화 약세도 두드러져
27일(현지시간) 아시아 주요 증시가 대체로 연말연시 '산타 랠리'를 펼친 가운데 국내 증시는 정치·경제적 불안 속에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 상승이 일본 증시에 호재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과 달리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원/달러 환율은 한국 경제의 최대 불안 요소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 코스피, 3거래일 연속 하락…닛케이와 대조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는 전장 대비 713.10(+1.80%) 오른 40,281.16에 마감했다.

닛케이는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7월 19일 이후 5개월여 만에 40,000선을 회복했다.

호주 S&P/ASX 200 지수(+0.50%)도 올랐고, 대만 자취안지수(+0.12%)도 소폭 상승했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0.06%)는 보합세로 마감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한국시간 오후 4시 22분 기준 0.08% 오른 상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 주가지수는 5거래일 연속 올라7월 이후 최장기간 상승을 이어갔다.

최근 엔화 약세가 일본 증시 상승 요인이 됐다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엔/달러 환율 상승은 일본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강화 요인이다.

반면 국내 코스피는 전장 대비 1.02% 하락한 2,404.77로 장을 마감, 3거래일 연속 내렸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1.7%가량 하락했다가 후반 들어 낙폭을 일부 줄였고, 코스닥은 1.43% 하락 마감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12월 기업경기 조사(11∼18일)를 보면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가 전월보다 4.5포인트 낮은 87.0으로 집계돼 코로나19 확산 첫해인 2020년 9월(83.0) 이후 최저를 찍었다.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국내 정치 불안은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으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시장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삭소캐피털마켓츠의 차루 차나나 전략가는 "아시아 시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 둔화, 달러 강세 지속, 한국 등의 국내 이슈와 같이 여러 어려움에 대처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공약 등도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 장중 원/달러 환율, '금융위기' 2009년 이후 최고
최근 달러 가치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날 장중 원/달러 환율 상승이 두드러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2.7원 오른 1,467.5원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86.7원까지 치솟아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지만 오후장 들어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브래드 백텔은 원화 가치가 달러 강세에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계엄과 그에 이은 노이즈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봤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조절 가능성 속에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들어 108선을 넘어서 '킹달러' 당시인 2022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 중이다.

이날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108.15 정도에서 거래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5개월 중 최고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25일 구체적인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향후 경제·물가·금융 상황에 달렸다"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인 뒤 엔/달러 환율은 27일 새벽 5개월 만에 최고인 158.08엔을 찍었다.

이후 당국의 개입 의지 표명과 도쿄의 인플레이션 상승 등에 따라 환율이 소폭 내려왔고 한국시간 오후 4시 37분 기준 157.8엔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

이날 인도 루피화/달러 환율도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