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의 플리마켓 행사에서 해외 명품 짝퉁(가품) 가방이 판매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 행사에선 수십 점의 중고 명품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은 정품 검증이 제대로 안 됐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2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번개장터는 지난달 30일 서울 성수동에서 ‘데페뉴·번개장터 번개 플리마켓 럭셔리’ 행사를 열어 2000여 점의 중고 명품을 전시했다. 1인당 2만원의 티켓값을 낸 300여 명의 소비자가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서 유튜버 A씨는 한 판매자로부터 정가 330만원 상당의 루이비통 모노그램 중고 가방을 130만원에 구매했다. 이후 A씨가 한국감정원으로부터 ‘가품’ 판정을 받으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당일 행사에서 명품을 산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매한 제품도 가품이 아닐지 우려하고 있다. 당일 티켓을 사 방문한 이들 역시 “티켓값을 돌려달라”며 아우성이다. 고객 김모 씨는 “SNS에서 번개장터가 번개케어(정품 검수)를 거친 상품이라 문제없다고 홍보했다”며 “현장에서 물건을 구매하진 않았지만 가품을 파는 줄 알았다면 당연히 행사에 가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모 씨도 “검증이 끝난 명품을 파는 줄 알고 갔더니 어떤 상품엔 ‘검증 완료’라고 붙여놓고, 어디엔 ‘검증 불가’라고 적어놔 그냥 나왔다”고 했다.

소비자 불만이 확산하자 번개장터는 티켓 환불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티켓 전액 환불과 구매 상품 재감정 등의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최근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품질 부실과 가품 판매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중고 거래 플랫폼이 온라인에선 사고팔 수 없는 주류를 팔거나 성매매로 이어질 수 있는 데이트 대행을 모집하는 등 부적절한 거래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은 안전성 때문인데 관리 부실 문제가 지속되면 플랫폼 비즈니스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