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부유층들이 전통적인 사모펀드 투자에서 벗어나 위스키 숙성, 마리나(보트 선착장) 임대 등 ‘틈새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17억달러(약 2조500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코드릴레라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는 올해 1월 위스키 사업과 관련해 6200만달러(약 911억원) 규모의 특수 금융 펀드를 조성했다. 위스키를 매입해 최소 4년간 숙성한 뒤 이를 소규모 버번위스키 제조업체에 판매해 수익을 창출한다. 숙성 기간이 길어질수록 위스키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코드릴레라는 보트 선착장 같은 분산된 소규모 사업체를 운영하며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배런스는 “표면적으로는 개인 치과와 같은 유사 비즈니스를 대량 매입하는 사모펀드 전략과 비슷해 보이지만, 선착장 임대는 개별적인 사업으로 수익 역시 경기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코드릴레라는 데이터센터 부지, 주파수 라이선스 등 다양한 틈새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크리스 헬러 코드릴레라 공동창립자는 “우리는 세상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을 찾아내 초기 단계에 투자한다”며 “세상이 그것을 발견하면 우리는 다음 것을 찾아간다”고 밝혔다.

배런스는 “사모펀드가 점점 전통적 투자 상품처럼 변하면서 패밀리오피스(고액 자산가의 자산을 관리하는 회사)들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틀을 벗어난 자산군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배런스는 이를 틈새 자산 투자로 지칭하며 “2021년 이전의 초저금리 시대부터 성장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대체투자의 대체투자’로도 불리는 틈새 자산 투자는 주식, 채권 등 금융시장과의 연관성이 낮아 시장 변동성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금융시장이 흔들릴 때도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며 오히려 시장 위기 시 수익률이 급등하는 경우도 있다. 5000만달러(약 735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패밀리오피스는 미술 관련 펀드 등을 포함한 틈새 자산에 올해 6월 기준 전체 자산의 7%를 할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로위츠그룹은 이 같은 투자 전략이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털(VC)과 비슷한 연간 14~20%의 수익률을 제공하면서도 위험은 훨씬 적다고 말했다. 맷 코뉴 호로위츠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전통적인 사모펀드 시장의 과도한 경쟁을 피해 석유 채굴권 판매, 의약품 사용료 등 틈새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규모가 작아 대규모 자본이 관심을 두지 않는 분야를 찾아 차별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는 “사모펀드 투자보다 경쟁이 적은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 더 수익성이 높다”며 “채권 수준의 리스크로 주식 수준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