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野, 한 권한대행 탄핵 강행…국정 대혼란 어떻게 책임질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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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의장, 섣부른 의결 정족수 판단
경제 후폭풍에도 여야는 네 탓 공방
경제 후폭풍에도 여야는 네 탓 공방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이 어제 국회 본회의에 총투표수 192표에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국회 탄핵은 헌정사상 초유다. 의결 정족수를 두고 국민의힘은 대통령에 준하는 재적 의원 3분의 2(200석) 이상, 더불어민주당은 총리에 적용하는 과반(151석) 찬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상황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 손을 들어줬다. 일단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그러나 가결 정족수와 탄핵 효력을 두고 국민의힘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 등 법적 조치에 나서 상당 기간 국정 대혼란이 불가피하다.
이 지경이 된 데에는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헌법재판관 빈자리 3곳 임명에 당초 국민의힘은 조속 처리를 요구한 반면 민주당은 늑장을 부렸다. 민주당 주도로 탄핵안을 통과시킨 방송통신위원장 등의 헌재 심리를 늦추기 위해서였다. 그러다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처리 이후 여야의 입장이 뒤바뀌었다. 윤 대통령 탄핵을 지연시키려는 국민의힘과 조기 대선을 치르고 싶은 민주당의 셈법이 작용한 탓이다. 모두 국정 안정보다 당략을 택한 것이다. 헌법재판관 6명 체제론 판정 불복 등 상당한 논란을 부르는 만큼 끝까지 정치적 해법을 찾았어야 했다. 민주당이 국정 마비 우려는 아랑곳하지 않고 한 권한대행 탄핵을 실행에 옮긴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우 의장의 섣부른 판단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헌법학회와 입법조사처의 판단에 따랐다고 하나 한 권한대행 탄핵 가결 정족수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견해가 갈리고 있다. 2015년 헌재 재판연구원 주석에는 총리 직무로 탄핵할 땐 과반을 적용하지만, 대통령 대행 직무로 걸 땐 3분의 2로 봤다. 민주당의 한 권한대행 탄핵 사유에는 두 직무가 혼재돼 있다. 총리 직무는 정지됐지만, 권한대행은 유지돼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그렇다면 헌재 판단을 먼저 구하는 게 맞다. 국가 중대 사안을 두고 끝까지 중재 노력을 해야 마땅한데 자의적 판단으로 표결을 강행한 것은 신중치 못한 처사다. 이로 인한 국가적, 정치적 혼란은 어떻게 책임질 건가.
민주당의 탄핵안 자체도 졸속이다. 윤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적극 가담 또는 묵인, 방조했다고 하나 내란 자체가 사법적으로 인정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정작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서 계엄령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권한대행이 계엄을 사전 보고받았다고 했으나 한 권한대행 측이 부인한 데다 이 문제를 제기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은 ‘국무회의 직전’이라고 해명한 마당이다.
탄핵 후폭풍은 걷잡을 수 없다. 원·달러 환율은 어제 금융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고, 증시는 하락했다. 소비와 투자심리 지표, 대기업 경기실사지수(BSI), 중소기업 업황전망지수 모두 추락세다. ‘K원전’ 수출, ‘K조선’ 르네상스도 무너질 판이다. 이러다간 내년 1분기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대외신인도 타격도 불가피하다. 미국 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까지 덮친다면 우리 경제는 말 그대로 사면초가에 처할 수 있다. 그런데도 여야는 경제 불안 책임론을 두고 네 탓 공방 벌이기 바쁘고, 반도체 특별법, 전력망 특별법, 고준위 방폐장법 등 다급한 법안들은 언제 처리될지 알 수 없다.
더욱이 최 부총리는 대통령과 총리 대행까지 1인 3역을 해야 해 경제 본연의 업무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야당은 최 부총리가 헌법재판관 임명과 내란·김건희 특검법 공포를 안 하면 탄핵하겠다고 하고, 그 후임도 똑같이 적용하겠다고 한다. 무정부 상태가 돼도 상관없다는 건가. 당략을 위해 국익을 팽개친다면 국정을 맡을 자격이 없다. 혼란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국민의힘이 제기한 권한쟁의심판 청구,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탄핵 요건이 과반이 아니고 3분의 2 이상으로 결론 난다면 정국 혼란은 짐작하기 어렵다. 정치가 경제 발목을 잡고 대한민국을 낭떠러지로 몰고 가고 있다. 정치권은 지금이라도 헌법재판관 임명과 특검법 타협에 나서기 바란다
이 지경이 된 데에는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헌법재판관 빈자리 3곳 임명에 당초 국민의힘은 조속 처리를 요구한 반면 민주당은 늑장을 부렸다. 민주당 주도로 탄핵안을 통과시킨 방송통신위원장 등의 헌재 심리를 늦추기 위해서였다. 그러다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처리 이후 여야의 입장이 뒤바뀌었다. 윤 대통령 탄핵을 지연시키려는 국민의힘과 조기 대선을 치르고 싶은 민주당의 셈법이 작용한 탓이다. 모두 국정 안정보다 당략을 택한 것이다. 헌법재판관 6명 체제론 판정 불복 등 상당한 논란을 부르는 만큼 끝까지 정치적 해법을 찾았어야 했다. 민주당이 국정 마비 우려는 아랑곳하지 않고 한 권한대행 탄핵을 실행에 옮긴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우 의장의 섣부른 판단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헌법학회와 입법조사처의 판단에 따랐다고 하나 한 권한대행 탄핵 가결 정족수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견해가 갈리고 있다. 2015년 헌재 재판연구원 주석에는 총리 직무로 탄핵할 땐 과반을 적용하지만, 대통령 대행 직무로 걸 땐 3분의 2로 봤다. 민주당의 한 권한대행 탄핵 사유에는 두 직무가 혼재돼 있다. 총리 직무는 정지됐지만, 권한대행은 유지돼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그렇다면 헌재 판단을 먼저 구하는 게 맞다. 국가 중대 사안을 두고 끝까지 중재 노력을 해야 마땅한데 자의적 판단으로 표결을 강행한 것은 신중치 못한 처사다. 이로 인한 국가적, 정치적 혼란은 어떻게 책임질 건가.
민주당의 탄핵안 자체도 졸속이다. 윤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적극 가담 또는 묵인, 방조했다고 하나 내란 자체가 사법적으로 인정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정작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서 계엄령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권한대행이 계엄을 사전 보고받았다고 했으나 한 권한대행 측이 부인한 데다 이 문제를 제기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은 ‘국무회의 직전’이라고 해명한 마당이다.
탄핵 후폭풍은 걷잡을 수 없다. 원·달러 환율은 어제 금융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고, 증시는 하락했다. 소비와 투자심리 지표, 대기업 경기실사지수(BSI), 중소기업 업황전망지수 모두 추락세다. ‘K원전’ 수출, ‘K조선’ 르네상스도 무너질 판이다. 이러다간 내년 1분기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대외신인도 타격도 불가피하다. 미국 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까지 덮친다면 우리 경제는 말 그대로 사면초가에 처할 수 있다. 그런데도 여야는 경제 불안 책임론을 두고 네 탓 공방 벌이기 바쁘고, 반도체 특별법, 전력망 특별법, 고준위 방폐장법 등 다급한 법안들은 언제 처리될지 알 수 없다.
더욱이 최 부총리는 대통령과 총리 대행까지 1인 3역을 해야 해 경제 본연의 업무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야당은 최 부총리가 헌법재판관 임명과 내란·김건희 특검법 공포를 안 하면 탄핵하겠다고 하고, 그 후임도 똑같이 적용하겠다고 한다. 무정부 상태가 돼도 상관없다는 건가. 당략을 위해 국익을 팽개친다면 국정을 맡을 자격이 없다. 혼란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국민의힘이 제기한 권한쟁의심판 청구,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탄핵 요건이 과반이 아니고 3분의 2 이상으로 결론 난다면 정국 혼란은 짐작하기 어렵다. 정치가 경제 발목을 잡고 대한민국을 낭떠러지로 몰고 가고 있다. 정치권은 지금이라도 헌법재판관 임명과 특검법 타협에 나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