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악화에 국민 50% "해외여행·호캉스부터 소비 줄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민 열 명 중 일곱 명은 올해 체감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응답자 절반은 경기 악화가 지속될 경우 해외여행, 호캉스 등 '여가 부문' 소비부터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29일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PMI)가 전국 20~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올해 체감 경제 상황이 ‘나쁘다’는 응답은 72.6%로 집계됐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체감 경기에 대해 더 부정적이었다. 20대와 30대는 각 60.2%, 66.9%가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40대는 73.2%, 50대와 60대에서는 각각 81.9%, 81.0%로 나타났다.

악화한 경기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응답자의 68.4%는 '올해 소비를 줄였다'고 응답했다. '저축을 줄였다'는 응답은 23.7%, '부채가 늘었다'는 응답은 15.9%였다. 반대로 '투자를 늘렸다'는 응답은 11.2%에 그쳤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소비를 줄였다는 응답은 50대와 60대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부채가 늘었다는 응답은 40대에서 가장 많았다. 반대로 투자를 늘렸다는 항목에서는 20, 30대에서 높았다.
경기악화에 국민 50% "해외여행·호캉스부터 소비 줄인다"
경기 악화 시 우선으로 줄일 소비 항목은 '해외여행, 호캉스 등 여가 활동'이라는 응답이 50.3%로 1위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의류, 신발 등 패션용품'(46.2%)과 △'배달 음식'(41.8%) △‘가방, 시계 등 패션 잡화’(38.8%)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 IT 제품’(32.0%) △‘TV, 냉장고 등 전자제품’(29.5%) △‘화장품, 향수 등 뷰티 제품’(28.5%) △‘렌탈료, 구독료 등 정기 결제’(26.8%) △‘커피, 차 등 음료’(22.5%) △'과일, 채소, 생선, 육류 등 식품'(16.7%) △‘담배’(13.2%) △쌀, 빵, 면 등 기본 식료품'(11.2%) △‘화장지, 생리대 등 생활용품’(6.7%)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반대로 소비를 줄이기 어려운 항목은 '쌀, 빵, 면 등 기본 식료품'(49.5%)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고 '과일, 채소, 생선, 육류 등 식품'(42.7%), ‘커피, 차 등 음료’(27.0%) 순으로 높았다. △‘화장지, 생리대 등 생활용품’(25.0%) △ ‘치킨, 족발 등 배달 음식’(24.7%) △‘의류, 신발 등 패션용품’(22.2%)이 그 뒤를 이었다. 그다음으로는 △‘우유, 치즈, 버터 등 유제품’(19.8%) △‘렌탈료, 구독료 등 정기 결제’(17.2%)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 IT 제품’(15.8%) △‘해외여행, 호캉스 등 여가 활동’(14.0%) △‘화장품, 향수 등 뷰티 제품’(14.0%) △‘담배’(12.4%) △‘TV, 냉장고 등 전자제품’(11.2%) △‘가방, 시계 등 패션 잡화’(8.7%) 순으로 나타났다.
경기악화에 국민 50% "해외여행·호캉스부터 소비 줄인다"
비상계엄 이후 체감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응답자 41.8%는 ‘변화 없이 그대로’ 일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41.0%는 '더 악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제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17.1%에 그쳐 대다수는 경기 악화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내년 상반기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46.1%가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37.5%는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나아질 것이다'는 16.4%에 불과해 내년 상반기까지 경제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내년 상반기 가장 우려되는 경제적 문제는 '물가 상승'(41.2%)과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39%)이 꼽혔다.

조민희 피앰아이 대표는 “여가 활동을 포함한 비필수 소비 항목을 먼저 줄이겠다는 경향은 경기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더욱 강해질 전망"이라며 “소비자들의 경제적 대응 방식은 여전히 위축된 상태이며,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한 추가적인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