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 사진=엔씨 제공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 사진=엔씨 제공
부진의 늪을 지나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다양한 장르의 국내외 지식 재산(IP) 확보를 통해 반등을 노린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적극 투자를 통해 약점으로 꼽혔던 퍼블리싱 역량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택한 게 눈길을 끈다.

28일 회사 측에 따르면 엔씨는 최근 국내 게임 개발사 ‘미스틸게임즈’, 폴란드 소재 게임 개발사 ‘버추얼 알케미’에 투자를 진행했다. 앞선 8월 스웨덴 소재 신생 게임 개발사 ‘문 로버 게임즈’와 국내 ‘빅게임스튜디오’에 이어 올해에만 4개 개발사의 퍼블리싱 판권을 확보했다.

‘리니지’ 시리즈로 대표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로 큰 인기를 누렸던 엔씨는 김택진 대표가 지난해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3’에서 “새 장르에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장르 다변화에 힘을 주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각 투자사가 개발 중인 게임 장르는 엔씨의 포트폴리오 확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미스틸 게임즈는 독창적 콘셉트의 PC·콘솔 3인칭 타임 서바이벌 슈팅게임 ‘타임 테이커즈’를 개발하고 있다. 버추얼 알케미는 로그라이크, 실시간전략게임(RTS), 다크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의 요소들을 결합해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회사로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한 전략RPG ‘밴드 오브 크루세이더’를 개발 중이다.
엔씨 김택진(왼쪽)·박병무 공동대표. / 사진=엔씨 제공
엔씨 김택진(왼쪽)·박병무 공동대표. / 사진=엔씨 제공
여기에 ‘배틀필드’, ‘파 크라이’ 등 글로벌 흥행 1인칭슈팅게임(FPS) 제작에 참여한 베테랑들이 모여 설립한 문 로버 게임즈, 서브컬처 장르 기대작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의 빅게임스튜디오까지 더해 엔씨의 내년 포트폴리오는 확연히 달라질 전망이다.

엔씨는 자체 IP의 해외 확장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베트남 게임사 ‘VNG게임즈’와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합작법인(조인트벤처) ‘NCV 게임즈’를 설립했다. 동남아는 잠재력 높은 시장 중 하나로 모바일 게임 이용자 수가 2억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는 NCV 게임즈를 통해 ‘리니지2M’을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 동남아 6개국에 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자사 게임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글로벌 유명 퍼블리셔를 통한 해외 시장 공략도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10월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쓰론 앤 리버티(TL)’를 북·남미 유럽 호주 뉴질랜드 일본에 출시했다. TL 글로벌은 최대 동시 접속자 33만명 이상을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소니 인터렉티브 코리아, 구글 클라우드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도 진행 중이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지역과 장르, 플랫폼 확장 등을 고려해 국내외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며 “새롭게 확보한 신규 IP를 통해 글로벌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해외 이용자들에게도 완성도 높은 게임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