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정보통신기술 혁신을 이끈 연구개발(R&D) 우수성과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과 함께 29일 발표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정보기술 등에서 세계 수준의 기술 확보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R&D 우수성과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 선정했다. 산업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혁신을 가리키는 게임체인저 분야에선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리벨리온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지원하는 신경망처리장치(NPU)인 ‘아톰’을 만들고 국내 첫 AI 팹리스 유니콘 기업이 된 사례를 꼽았다. 또 다른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도 NPU 반도체인 ‘레니게이드’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AI 반도체 원천기술로는 KAIST PIM반도체설계센터가 지난 3월 LLM을 적용한 ‘상보형-트랜스포머 AI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 9월 100km 이상 장거리용 양자얽힘 분배 기술을 구현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ETRI는 이미지 생성용 경량 AI 모델인 ‘코알라’를 개발하고 AI 학회인 '뉴립스 2024'에서 품질을 입증하기도 했다.

디지털 인프라 분야에선 쏠리드가 정부 주도 R&D에 참여해 세계 중계기 시장 점유율 3위(14%)로 도약한 사례가 꼽혔다. 쏠리드는 이달 미국 전기통신정보청의 오픈랜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또 다른 장비업체인 유캐스트는 ETRI와 함께 소형 이동통신 기지국인 5세대(5G) 스몰셀을 개발해 미국, 인도 등의 시장에 수출했다. 데이터 보안 기업인 에스투더블유는 다크웹 내 사이버범죄 수사지원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디지털 융합 분야에선 성균관대가 지난달 딥페이크 탐지·추적 솔루션을 개발한 사례가 첫 손에 꼽혔다. 이 솔루션은 여성가족부의 성적 허위 영상물 삭제지원시스템에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콘텐츠 업체인 덱스터스튜디오는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해 파묘, ‘외계+인’, 지옥 등의 영상 콘텐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시각특수효과를 선보이기도 했다.

홍진배 IITP 원장은 “산·학·연이 힘을 모으는 R&D 혁신을 통해 R&D가 세계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영수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2025년에도 정보통신기술 R&D의 우수성과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전문기관이 손잡고 산·학·연이 원팀이 돼 성장엔진을 적극 가동하겠다”고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