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제주 애월에 문을 연 9.81파크는 연간 50만 명 이상이 찾는 제주 대표 명소다. 스키장 슬로프처럼 언덕에서 중력가속도(g=9.81㎨)만 이용해 아래쪽으로 난 트랙을 달리는 그래비티 레이싱을 즐기는 테마파크로, 지난달 중국 젠더시와 업무협약을 맺으며 중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스코어' 키워낸 541억 韓 스포츠펀드
9.81파크를 운영하는 모노리스의 올해 예상 매출은 160억원으로 2019년(26억원)과 비교하면 여섯 배 이상으로 늘었다. 모노리스의 이 같은 성장에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시드머니를 대는 스포츠산업 모태펀드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모노리스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7년간 스포츠계정 7개 자펀드에서 172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모노리스 관계자는 “사업의 중요한 순간마다 스포츠펀드의 투자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스포츠기업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스포츠펀드의 올해 연간 결성액은 541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0개 펀드가 운용 중이며, 누적 펀드 결성액은 2655억원이다.

스포츠펀드는 독창적인 사업 아이템과 가능성 있는 기술력을 갖춘 스포츠기업을 키우는 자금줄이다. 공단은 스포츠펀드 외에 창업기획자 전용 스포츠출발펀드, 스포츠 서비스 특화 펀드인 스포츠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해 다양한 기업의 성장을 돕고 있다.

2015년 설립 이후 스포츠펀드의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약 150곳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골프장 정보기술(IT) 솔루션 1위 업체인 스마트스코어다. 2015년과 2016년 유티씨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모태펀드인 스포츠1호펀드와 스포츠2호펀드로부터 7억5000만원씩 투자받은 스마트스코어는 시장점유율 1위(약 65%)를 달리고 있다.

골프 시뮬레이터 전문기업 크리에이츠도 2015년과 2016년 스포츠1호펀드와 스포츠2호펀드에서 10억원씩 투자받았다. 그 결과 크리에이츠의 통합 브랜드 유니코(UNEEKOR)는 북미 시장에서 트랙맨, 포어사이트와 함께 골프 론치 모니터 3대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한국이 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스포츠산업의 투자 가치는 더 높아지고 있다. 최보근 알펜루트자산운용 대표는 “건강의 중요성과 운동의 필요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 안팎이어도 스포츠산업은 두 자릿수 성장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선진국으로 갈수록 스포츠산업 규모가 확대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스포츠산업은 투자자 입장에서 블루오션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공단은 스포츠펀드 외에 중소 스포츠 성장지원 사업, 스포츠산업 선도기업 육성 사업 등을 통해 다양한 스포츠기업의 성장을 돕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스포츠펀드 규모 확대 및 신규 펀드 발굴 등 스포츠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