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여객기가 랜딩기어(착륙 시 사용하는 바퀴) 고장으로 동체 착륙을 하던 중 활주로 끝에 있는 외벽에 부딪혀 폭발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탑승자 181명 중 구조된 2명을 제외한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랜딩기어 미작동 원인으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를 지목하고 있다. 불가항력적 사고일 수 있지만 혹시 안전 불감증이 사고를 키운 건 아닌지, 석연찮은 구석도 있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항공기 운항 때 상존하는 위험이다. 이 때문에 많은 공항이 주변 습지 등을 제거해 조류 활동을 억제하거나 음파와 레이저 장비를 활용해 조류를 쫓아낸다. 무안공항도 주변에 논과 습지가 많아 조류 활동이 활발한 편이라고 하는데 공항 차원에서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무안공항 활주로 끝에 설치된 외벽도 의문을 자아낸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항공기가 활주로 안에서 멈추지 못하는 ‘오버런’에 대비해 안전구역을 두도록 하고 있는데 무안공항 외벽은 이런 지침과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외벽이 없었거나 있더라도 그물망 같은 형태였다면 동체 착륙을 하더라도 이번 같은 대형 참사로 이어지지 않았을지 모른다. 설계상 문제나 규정 위반은 없었는지 따져봐야 한다.

이번에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는 지난 27일 승객들이 탑승하던 중에도 시동 꺼짐 현상이 있었는데 승무원이 ‘별문제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당시 탑승자 증언도 나왔다.

안타까운 참사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