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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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국처럼 우리도 차세대 성장 동력에 대규모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불굴의 도전, 과감한 혁신의 ‘기업가 정신’을 재점화해야 한다.”(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 6대 경제단체장이 29일 일제히 발표한 신년사에는 위기, 불확실성, 침체, 경고, 무기력 등 2025년 한국 경제가 맞닥뜨릴 어두운 미래를 걱정하는 단어로 가득했다. 탄핵 정국과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1%대 저성장, 고환율, 노사갈등 심화 등으로 우리 기업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한 해를 보낼 것이란 우려를 담았다.

경제단체장들은 우리 기업이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한국 경제를 이끌고 나갈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과감한 규제 개혁과 세금 지원 등을 통해 ‘원팀’으로 도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 회장은 이날 “많은 국내외 연구기관이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사회 갈등, 저출생·고령화 속에 인공지능(AI)발(發) 산업 패러다임 전환,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은 잠깐의 머뭇거림조차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AI, 친환경 기술, 바이오 등 차세대 성장 동력에 대한 대규모 투자 지원, 산업 변화에 발맞춘 유연한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기업이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조속한 국정 안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류진 회장도 “우리 경제는 성장과 침체의 갈림길에 섰다. 글로벌 경제 여건을 살펴보면 그 어느 때보다 거센 도전해 직면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정부와 경제계가 원팀을 이뤄 더 넓은 시장에서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며 “미국 신(新)정부 인사는 물론 싱크탱크 등과도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기업이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근로시간 유연성 확대, 임금 체계 개편 등을 통해 노동 활력을 높여야 한다”며 “연공 서열식 임금 체계로는 근로자의 창의성과 생산성을 도모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법정 정년을 일률적으로 연장하면 청년 일자리가 감소할 뿐 아니라 노동 시장의 이중구조 문제가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수출 시장 다변화를 강조했다. 윤 회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글로벌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남미,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 신규 사무소를 열어 전략 시장 개척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도 규제 혁파를 주문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근로 시간 유연화나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 등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는 대안을 정부와 국회에 제안하겠다”고 했다.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불합리한 법·제도 개선과 규제 혁파에 앞장서고 중견기업법 내실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형규/원종환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