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 기종은 미국 보잉에서 제작한 737-800이다. 1997년 처음 나온 이 기종은 승객 180~190명을 태울 수 있는 중·단거리 전용이다. 새 비행기 기준으로 가격은 1500억원에 이른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가 운영하는 737-800 기종은 모두 101대다. 업체별로 △제주항공 39대 △티웨이항공 27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대한항공 2대다. 저비용항공사(LCC)가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사고가 난 여객기(항공기 번호 HL8088)의 기체 나이(기령)는 15년4개월이었다. 이 항공기를 처음 구입한 항공사는 2009년 9월 아일랜드의 LCC 라이언에어였다. 라이언에어는 이 항공기를 8년5개월간 운항한 뒤 2017년 2월 제주항공에 넘겼다. 제주항공은 이 여객기를 일본 나가사키, 대만 타이베이, 태국 방콕 노선 등에 투입했다.

항공업계에서 내부적으로 관리하는 여객기 평균 수명은 대략 30년이다. 국토교통부는 기령 20년 이상만 따로 분류해 ‘노후 항공기’로 관리한다. 이번에 사고가 난 항공기는 최소한 ‘나이’ 문제는 없었던 셈이다.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일각에선 정비를 부실하게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LCC가 정비 인력을 충분하게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체만 늘린 측면이 있어서다. 국토부는 2016년 1월 진에어 세부 회항 사건을 계기로 ‘LCC 안전 강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항공기 한 대당 12명 이상의 정비 인력을 확보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작년 말 기준 제주항공의 항공기(42대) 대비 정비 인력(469명) 비율은 11.1명이었다. 국토부 권고에도 못 미친 셈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한 대당 16명이 넘는 정비 인력을 두고 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