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탄핵·여객기 참사까지…숨죽인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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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초 특수 실종
이달 소비자심리지수 큰폭 위축
대형사고 터지면서 내수 직격탄
유통·식음료 기업 부진 가속화
기업 체감도 57개월만에 '최악'
이달 소비자심리지수 큰폭 위축
대형사고 터지면서 내수 직격탄
유통·식음료 기업 부진 가속화
기업 체감도 57개월만에 '최악'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움츠러든 소비심리가 29일 전남 무안 제주항공 참사를 계기로 더욱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내수 경기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 기관뿐 아니라 민간 기업들의 연말연초 각종 모임 및 행사 취소가 잇따르면서 내수가 한층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월 대비 12.3포인트 하락했다. 계엄과 탄핵 정국에 따른 영향이 반영된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0년 3월(18.3포인트) 후 최대 낙폭이다. 지수 수준 자체는 2022년 11월(86.6) 후 최저치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소비자의 기대심리가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낙관적이고,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그동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탄핵 정국 속에서도 연말연시 모임을 예정대로 진행해 소비를 진작해 달라고 독려했다. 경제단체들도 신년인사회 등 주요 경제인 행사를 연초 집중 개최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무안국제공항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해 이런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각 정부 부처 감사관실은 이번 무안 사태 관련 소속 공무원에게 비상근무를 주문할 계획이다. 송년회 및 신년회도 사실상 금지될 전망이다.
통상 대형 사고 등이 터지면 소비가 일제히 침체되는 흐름을 보인다.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정부와 민간 기업들은 각종 행사 및 모임을 일제히 취소했다. 민간 기업은 임직원에게 골프와 지나친 음주 및 외부 행사를 자제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당시 특급호텔은 행사 취소가 잇따랐고, 유통업체 매출도 급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당시 재화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지수는 당월 기준 1.2%(전월 대비) 감소했다. 2014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5%(당시 잠정치 기준) 성장했지만, 민간 소비는 0.3% 감소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소비가 뒷걸음질친 것이다. 소매판매지수가 지난 9월과 10월 각각 전월 대비 -0.5%와 -0.4%로 두 달 연속 쪼그라든 상황에서 탄핵 정국과 무안 참사까지 겹쳐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소비 침체에 따라 유통·식음료업체 등 내수와 직결된 기업들의 부진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 26일 매출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올 1월 BSI 전망치는 84.6으로,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지난달(97.3)보다 12.7포인트 하락한 수준으로,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 4월 낙폭(25.1포인트) 이후 57개월 만의 최대다. 이번 무안 참사 여파까지 본격 반영되면 실제 체감경기는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월 대비 12.3포인트 하락했다. 계엄과 탄핵 정국에 따른 영향이 반영된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0년 3월(18.3포인트) 후 최대 낙폭이다. 지수 수준 자체는 2022년 11월(86.6) 후 최저치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소비자의 기대심리가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낙관적이고,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그동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탄핵 정국 속에서도 연말연시 모임을 예정대로 진행해 소비를 진작해 달라고 독려했다. 경제단체들도 신년인사회 등 주요 경제인 행사를 연초 집중 개최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무안국제공항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해 이런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각 정부 부처 감사관실은 이번 무안 사태 관련 소속 공무원에게 비상근무를 주문할 계획이다. 송년회 및 신년회도 사실상 금지될 전망이다.
통상 대형 사고 등이 터지면 소비가 일제히 침체되는 흐름을 보인다.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정부와 민간 기업들은 각종 행사 및 모임을 일제히 취소했다. 민간 기업은 임직원에게 골프와 지나친 음주 및 외부 행사를 자제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당시 특급호텔은 행사 취소가 잇따랐고, 유통업체 매출도 급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당시 재화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지수는 당월 기준 1.2%(전월 대비) 감소했다. 2014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5%(당시 잠정치 기준) 성장했지만, 민간 소비는 0.3% 감소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소비가 뒷걸음질친 것이다. 소매판매지수가 지난 9월과 10월 각각 전월 대비 -0.5%와 -0.4%로 두 달 연속 쪼그라든 상황에서 탄핵 정국과 무안 참사까지 겹쳐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소비 침체에 따라 유통·식음료업체 등 내수와 직결된 기업들의 부진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 26일 매출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올 1월 BSI 전망치는 84.6으로,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지난달(97.3)보다 12.7포인트 하락한 수준으로,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 4월 낙폭(25.1포인트) 이후 57개월 만의 최대다. 이번 무안 참사 여파까지 본격 반영되면 실제 체감경기는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