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이 2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무안 제주항공 참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이 2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무안 제주항공 참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주항공은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약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배상 책임 보험을 바탕으로 희생자 지원에 모자람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비가 소홀해 참사가 벌어졌다는 지적에는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2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에서 열린 2차 브리핑에서 이런 희생자·유족 지원 준비 상황을 발표했다. 송 본부장은 "(보험은) 영국에 있는 '악사XL'이라는 보험사에 재보험이 가입돼있기 때문에 보상과 지원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지급 방식은 선지급이 있을 수도 있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본부장은 260명 규모의 탑승자 가족 지원팀을 현장에 파견했고 별도로 꾸린 사고 조사팀이 국토교통부 조사를 도울 예정이라고도 설명했다. 태국인 승객 2명에 대해선 "대사관을 통해 탑승 사실을 전달했고 (가족들의) 입국이든, 사고 현장 이동이든 모든 방안을 동원해 현장에 다다르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예약 변경·취소를 원하는 고객에 대한 지원도 충실히 하겠다고 했다. 송 본부장은 "무안 공항이 폐쇄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미 출국한 분들은 인천이나 부산을 통해 귀국을 지원할 예정"이라면서 "오늘 이후 저희 항공편을 이용해 출국할 계획이었던 분들은 원하는 수준의 방법으로 여정 변경, 일정 취소 등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의 원인과 당시 상황과 관련해선 국토부 조사가 우선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항공기 정비 이력 등 모든 정보는 이미 국토교통부에 제출했고 국토부 사고조사위원회가 원인을 규명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출한 내용은 제가 말씀드리기보단 국토부 조사 바탕으로 말씀드리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체 결함, 무리한 운항 스케줄 등의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송 본부장은 "오늘 이 문제는 항공기 정비 소홀과 관련된 이슈는 아니다. 항공기 정비와 관련해선 양보가 있을 수 없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를 통해 규명해야 할 부분이 있고, 제주항공은 모든 비행편 한편 한편마다 안전한 비행을 위해 사전에 준비하고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무리한 운항이라고 얘기할 순 없다. 계획된 일정에 맞춰 항공기 정비를 제때제때 철저히 하고 있고 계획된 정비, 그리고 일상적으로 출발 전후에 이뤄지는 모든 정비 등 한치에 소홀함 없이 꼼꼼하게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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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가능성에 대해선 "철새 이동 많아지는 시기에는 무안뿐 아니더라도 모든 공항을 운항하는 승무원에게 관련 내용을 계속 교육하고 안내한다"고 답했다.

지난 2022년 간사이 공항에서 엔진 고장을 축소·은폐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2년 전쯤 있던 일인 것 같은데 저희가 정비와 관련해서 어떤 절차를 생략한다거나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고, 정비 환경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열악하다는 부분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틀 전 사고 여객기에 시동 꺼짐 현상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사고 당시 공항 계기착륙시설(ILS)이 작동했냐는 질문엔 "작동 여부는 미처 확인 못했지만, 공항이 정상적으로 운용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한다"고 답했다.

앞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도 오후 2시 열린 1차 브리핑에서 "정비 프로그램에 따라 지속해 정비하고 있고 이 (사고) 항공기에 이상이 있었던 징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무안공항 관제탑과 항공기 기장 간 대화 내용과 관련해선 "관제탑 상황을 저희가 알 순 없다. (기장의 발언도) 기내 FDR(비행기록장치)과 CVR(조종실음성녹음장치기) 자료를 사고조사본부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2년 간사이 공항에서 엔진 사고로 회항한 것과 관련 없냐'는 질문엔 "그것과는 전혀 관계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진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브리핑 장소를 빠져나갔다. 이후 무안 현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