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온라인에서 확산한 사진. 한강 선상에서 불꽃놀이가 진행되고 있다. / 사진=엑스 캡처
29일 온라인에서 확산한 사진. 한강 선상에서 불꽃놀이가 진행되고 있다. / 사진=엑스 캡처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한강에서 유람선 불꽃놀이가 열려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행사를 주최한 업체 측은 외국인 단체 관광객 등이 이미 유람선에 탑승해 있어 당일 취소가 어려웠다면서 사과했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인근 한강에서는 서울시 미래한강본부가 주관하는 '2024 한강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진행된 '한강한류불꽃크루즈' 행사가 열렸다. 오후 6시 30분께 선상에서 불꽃쇼가 이뤄졌는데, 약 2만발 이상의 폭죽이 발사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불꽃놀이 모습은 인근 시민들에 의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확산했다.

이런 모습을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국가적 재난 사고가 발생한 당일 불꽃놀이 행사를 그대로 진행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취지의 비판이 잇달았다. 네티즌들은 "끔찍하다", "공감 능력이 없나", "이런 날 여의도에서 불꽃놀이를 해야겠나", "제정신인가"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모든 경제활동을 멈춰야 한다는 거냐"는 반박도 나왔다.
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폭발사고 현장에서 뒤로 새들이 날아가고 있다./ 사진= 최혁 기자
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폭발사고 현장에서 뒤로 새들이 날아가고 있다./ 사진= 최혁 기자
논란이 거세지자 행사 주최 측인 현대해양레저는 김진만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회사는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의 취소 요청에도 불구하고 강행했던 것"이라며 오늘 행사는 취소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애도기간 선포 전이었고, 너무 급작스러운 상황이라 미숙한 판단이었다. 모든 분이 애도하는 시기에 이런 행사를 진행해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죄송하고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외국인 방한 인센티브 단체와 이미 계약된 행사로 당일 일방적 취소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다문화 어린이 초청행사와 연말 사회봉사단체 초청행사 등 200여 명의 탑승이 결정된 상황이었다. 어려운 관광업계의 현실이 하지 못할 행사, 하지 말아야 할 행사를 구분하기 어렵게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날 발생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사고로 기록됐다.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 사망자는 179명으로 집계됐다. 구조자는 2명이다.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전남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2216편에는 승객 175명, 객실 승무원 4명, 조종자 2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