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폭발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사진=한국경제신문 최혁 기자
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폭발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사진=한국경제신문 최혁 기자
179명의 사상자를 낸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가 방송가를 덮치면서 연말 시상식 무대가 줄취소될 지 이목이 쏠린다. 정부가 내달 4일까지를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하면서 시상식 개최 여부에 더욱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30일 2024 MBC '연기대상'을 비롯해 오는 31일에는 2024 KBS '연기대상', 2024 SBS '연예대상', 2024 MBC '가요대제전' 등 연말 시상식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지난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탑승객 179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국민 정서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웃고 노래하는 시상식 진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사고 당일 MBC는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부터 '출발! 비디오 여행', '복면가왕' 등 예능 프로그램들을 결방한다고 밝혔다.

SBS도 '동물농장'을 시작으로, '런닝맨', '미운 우리 새끼' 등 주요 예능을 편성에서 제외하고 결방하는 대시 긴급 특보를 내보냈다. 오후 1시 15분 방송 예정이던 '인기가요' 대신 뉴스특보가 이어졌으며, '가요대전'과 일부 드라마 가이드 및 재방송 편성도 취소됐다.

KBS 역시 1TV와 2TV의 정규 예능 편성을 전면 취소했다. 1TV 'TV쇼 진품명품', '전국노래자랑' 방영을 취소하고 24시간 비상 방송 체제에 들어갔고, 2TV는 '1박2일', '개그콘서트' 등 주말 정규 예능 대신 '생로병사의 비밀', '사랑의 가족' 등을 대체 편성했다.

여기에 MBC는 '연예대상' 시상식까지 취소했다. 사고 소식이 알려진 직후 미디어 포토타임만 취소하고, 생방송은 강행될 예정이었지만 이후 논의 끝에 시상식 자체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MBC는 추후 일정 진행부터 수상자 발표와 트로피 전달만 진행할지 여부를 두고 다각도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MBC는 지상파 3사 중 유일하게 연말 시상식을 하나도 진행하지 못했다. 특히 30일 진행되는 '연기대상'의 경우 토일드라마가 모두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제훈, 김남주, 한석규 등 쟁쟁한 대상 후보들이 언급됐고, 31일로 예고된 '가요대제전'은 진행자 윤아의 10년 고별 인사 등을 비롯해 다채로운 특별 무대를 예고하며 기대를 모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국가적인 비극이 발생한 상황에서 시상식 개최 여부에 다들 "논의 중"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MBC가 시상식을 먼저 취소한 상황에서 각 방송사들도 다각도로 의견을 주고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31일에는 '가요대제전' 뿐 아니라 KBS 연기대상, SBS 연예대상 등 지상파 3사 시상식이 모두 예고된 만큼 각 방송사 관계자 모두 "여러 가지로 얽힌 것도 많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논의 중이라는 말밖에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9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사고가 발생한 무안공항 현장과 전남, 광주, 서울, 세종 등 17개 시도에는 합동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공공기관의 조기 게양과 공직자의 애도 리본 패용도 결정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