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포기할까봐요"…환율 급등에 참사까지 겹쳐 '초비상'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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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여행객 '취소 고민'
"내년 설 연휴에 동남아시아로 가족 여행 떠날 예정인데 사고 뉴스를 보니 불안감이 커져서 그대로 가도 될지 고민이네요."
지난 29일 전남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사고 이후 온라인상에선 이처럼 해외여행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반응이 잇따랐다. 비상 계엄과 고환율 기조에 여행심리 위축을 우려해 온 여행업계는 설상가상 대형 참사까지 일어나자 업계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이번 사태가 해외여행 수요 감소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사고 이후) 첫날 오전이라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평소와 비교해 취소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는 편"이라며 "제주항공 취소 정책에 따라 응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공지를 통해 지난 29일까지 예약한 고객 대상으로 국내·국제선 전 노선 취소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실제 항공편 예약을 취소했다는 이들이 상당수다. 오는 31일 동남아로 떠날 예정이었다는 A씨는 "고민 끝에 괜히 불안해하지 말고 다음에 가기로 했다. 해외여행 기대감에 부푼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다음 달 제주항공을 이용해 해외로 떠날 예정이라는 B씨는 "여행사를 통해 취소 가능한지 알아보고 있는데 어렵다면 항공편이라도 바꿔서 가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했다.
국내 주요 여행사는 아직 유의미한 취소 접수는 없었다면서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오전까지 취소나 변경을 요구한 사례는 많지 않았다"면서 "기존 예약고객이 이번 사고를 이유로 취소하는 사례는 많지 않아도 신규 예약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겨울철 인기 여행지로 꼽히는 동남아 수요 감소를 예상했다. 이번 사고로 저비용항공사(LCC) 이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다. LCC는 동남아 일본 등 단거리 운항편이 많다. 제주항공은 지난 3분기 노선별 매출 비중에서 동남아 지역이 33.1%로 가장 많았다. 티웨이항공도 동남아 노선(34.2%)이 매출 1위다. 업계는 신규 예약 감소는 물론 동남아 여행을 계획 중인 여행객들이 대형 항공사(FSC)로 항공편을 변경하는 사례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사고 항공기를 기피하는 경향 때문에 일시적으로 제주항공 상품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제주항공 노선이 포함된 상품 예약률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계는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변경 취소 수수료를 면제해 고객 부담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하나투어는 다음 달 10일까지 출발 예정인 제주항공 이용 상품 취소수수료를 면제한다. 항공권은 물론이고 패키지여행에서 호텔, 현지 행사 등에서 발생하는 취소 수수료도 부과하지 않는다. 또한 동일 일정의 타 항공사 상품으로 변경도 취소 수수료가 면제된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에 비상계엄 사태와 고환율, 이번 사고까지 더해져 여행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지면 여행 심리 회복이 쉽지 않고, 내년 1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사태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지난 29일 전남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사고 이후 온라인상에선 이처럼 해외여행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반응이 잇따랐다. 비상 계엄과 고환율 기조에 여행심리 위축을 우려해 온 여행업계는 설상가상 대형 참사까지 일어나자 업계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이번 사태가 해외여행 수요 감소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사고 이후) 첫날 오전이라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평소와 비교해 취소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는 편"이라며 "제주항공 취소 정책에 따라 응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공지를 통해 지난 29일까지 예약한 고객 대상으로 국내·국제선 전 노선 취소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실제 항공편 예약을 취소했다는 이들이 상당수다. 오는 31일 동남아로 떠날 예정이었다는 A씨는 "고민 끝에 괜히 불안해하지 말고 다음에 가기로 했다. 해외여행 기대감에 부푼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다음 달 제주항공을 이용해 해외로 떠날 예정이라는 B씨는 "여행사를 통해 취소 가능한지 알아보고 있는데 어렵다면 항공편이라도 바꿔서 가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했다.
국내 주요 여행사는 아직 유의미한 취소 접수는 없었다면서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오전까지 취소나 변경을 요구한 사례는 많지 않았다"면서 "기존 예약고객이 이번 사고를 이유로 취소하는 사례는 많지 않아도 신규 예약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겨울철 인기 여행지로 꼽히는 동남아 수요 감소를 예상했다. 이번 사고로 저비용항공사(LCC) 이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다. LCC는 동남아 일본 등 단거리 운항편이 많다. 제주항공은 지난 3분기 노선별 매출 비중에서 동남아 지역이 33.1%로 가장 많았다. 티웨이항공도 동남아 노선(34.2%)이 매출 1위다. 업계는 신규 예약 감소는 물론 동남아 여행을 계획 중인 여행객들이 대형 항공사(FSC)로 항공편을 변경하는 사례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사고 항공기를 기피하는 경향 때문에 일시적으로 제주항공 상품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제주항공 노선이 포함된 상품 예약률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계는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변경 취소 수수료를 면제해 고객 부담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하나투어는 다음 달 10일까지 출발 예정인 제주항공 이용 상품 취소수수료를 면제한다. 항공권은 물론이고 패키지여행에서 호텔, 현지 행사 등에서 발생하는 취소 수수료도 부과하지 않는다. 또한 동일 일정의 타 항공사 상품으로 변경도 취소 수수료가 면제된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에 비상계엄 사태와 고환율, 이번 사고까지 더해져 여행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지면 여행 심리 회복이 쉽지 않고, 내년 1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사태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