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벤츠 E-클래스
1위 벤츠 E-클래스
E클래스, 5시리즈, 모델Y. 올 들어 한국 소비자가 가장 많이 선택한 수입차다. 내연기관을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는 여전히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중형 세단을 선호하고, 전기차는 현대자동차·기아 등 국산차 아니면 테슬라를 선택하고 있다는 얘기다. 신차가 없어서 고전하는 아우디가 독일차 3강 자리에서 내려온 게 올해 큰 변화다. 내년엔 국내에서 전기차 등 신차를 내놓을 계획을 세운 아우디를 포함해 이들 3강과 볼보, 렉서스, 그리고 처음 진출하는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연 30만 대 규모의 한국 수입차 시장을 두고 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이 팔린 차는 E클래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한국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로, 총 2만2030대가 팔렸다. 2위는 BMW의 5시리즈로 1만8815대였고, 3위는 테슬라의 모델Y로 1만7671대가 한국에서 판매됐다.
2위 BMW 5시리즈
2위 BMW 5시리즈
지난해에도 판매대수가 조금 차이가 났을 뿐 1~3위 순위는 이와 같았다. E클래스와 5시리즈가 지난해 전체 모두 2만 대(E클래스 2만3640대·5시리즈 2만492대)를 넘겼고, 모델Y도 1만3885대가 판매되며 3위를 기록했다.
3위 테슬라 모델Y
3위 테슬라 모델Y
차이점이라면 테슬라의 국내 성장 속도다. 테슬라의 모델Y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판매량이 이미 지난해 전체를 넘었고, 지난해 10위권에 없었던 테슬라의 전기 세단 모델3도 올 들어 지난달까지 1만319대를 팔며 4위에 랭크됐다. 지난달까지 한국에서 1만 대 이상 판매된 수입차 4개 중 절반이 테슬라의 차종이다.
한국인이 가장 선호한 올 수입차 베스트셀러는…E클래스·5시리즈·모델Y
지난해엔 벤츠 S클래스가 9414대로 4위, 아우디 A6가 7882대로 5위, 렉서스 ES가 7839대로 6위에 랭크됐다. 올 들어선 벤츠의 S클래스가 10위권 밖으로 밀리고 대신 벤츠의 GLC와 렉서스 ES, BMW X5, 볼보 XC60 등이 10위권에 포진했다. 수입차 회사 관계자는 “올 들어 불경기가 지속되고 고가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달도록 규정이 바뀌면서 작년과 달리 럭셔리카 대신 준중형과 중형급의 수입차가 선전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질주 속 BYD 등 중국車 진출

한국인이 가장 선호한 올 수입차 베스트셀러는…E클래스·5시리즈·모델Y
전기차 캐즘에도 국내에선 테슬라가 매년 판매대수를 늘리며 전기차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중국의 비야디(BYD)를 필두로 지커 등 중국 전기차의 국내 시장 진출이 예상된다. 관련 회사 관계자는 “중국산 자동차라고 해서 시장에서 외면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미 중국산 로봇청소기나 태블릿PC, 이어폰 등을 사용해본 한국 젊은 층은 ‘가성비’에서 ‘프리미엄’으로 변화하는 경험을 갖고 있다”고 했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이미 중국산을 경험해본 소비자가 알게 모르게 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중국산 자동차는 5만6448대가 수입되며 독일(10만9240대)에 이어 처음으로 2위에 올라섰다. 12월만 남은 상황에서 중국산 자동차들이 3위인 미국산 자동차(4만3623대)를 1만 대 이상 제치면서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중국산 자동차가 한국 시장에서 2위로 올라선 첫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적별 순위는 독일(11만9713대), 미국(5만5446대)에 이어 중국은 2만9601대로 미국과 차이가 나는 3위였다.

중국산 승용차가 올 들어 선전하는 이유는 테슬라와 볼보다. 테슬라는 한국에서 팔고 있는 모델Y와 모델3 등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상하이공장에서 생산분을 수입해오고 있으며, 볼보의 인기 차종인 S90과 XC60 등의 차종도 중국 저장성 공장에서 생산해 수입하고 있다. 전기차 브랜드인 폴스타2와 BMW의 일부 전기차 역시 중국산이다. 현대자동차도 택시용 쏘나타를 중국 베이징 공장서 생산해 들여온다.

이에 따라 내년 BYD와 지커 등 중국산 전기차가 한국에 진출하면 현대차·기아, 테슬라 등과 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BYD는 실(SEAL) 등 ‘가성비’에 맞춘 차를 먼저 내놓고, 지리자동차의 ‘제네시스’ 격 브랜드인 지커는 6000만원대 이상의 전기 세단 001이나 8000만원대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7X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수입차 시장 관계자는 “BYD의 전기차는 현대차의 캐스퍼EV나 한국에서도 출시가 예상되는 테슬라의 저가 라인업인 모델Q 등과 경쟁이 예상되고, 지커는 아이오닉 5나 테슬라 모델Y 등과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