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첫 인명사고...운신 폭 좁아진 제주항공 [취재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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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날(29일) 전남 무안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활주로 이탈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통합 대한항공 출범으로 항공 업계 재편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제주항공의 입지도 좁아지게 됐습니다.
관련한 내용, 취재 기자와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이 기자,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전날 오전 9시 3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착륙하던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났습니다. 이 항공기는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으로 입국하던 제주항공 7C2216편입니다.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하며 외벽과 충돌했고, 화재가 발생한 건데요.
여기에는 한국인 173명, 태국인 2명 등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승무원 2명을 제외한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날에 이어 오늘도 제주항공은 인근에 임시 프레스센터를 만들고 사고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현장에 나가 있는 성낙윤 기자가 자세한 내용 전해 드리겠습니다.
<현장연결> 유례 없던 참사…제주항공 "수습 지원에 총력"
저는 지금 제주항공 서울지사 인근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 나와 있습니다.
잠시 뒤 오전 11시부터는 이곳에서 제주항공의 입장 발표가 있을 예정인데요.
현재 이곳에서는 제주항공 관계자들이 굳은 표정으로 무거운 분위기에서 간담회를 준비 중입니다.
간담회에서는 제주항공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유가족 지원 방안, 무안공항을 포함한 운항스케줄 조정계획 등이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항공은 해당 항공기가 가입돼 있는 10억 달러, 한화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배상 책임 보험을 통해 희생자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또 300명 가량을 탑승자 가족 지원을 위해 급파하는 등 정부의 조사 과정을 돕기로 했습니다.
한편 항공 행정을 총괄하는 소관부서인 국토교통부 또한 조금 전인 오전 10시께 브리핑을 진행했습니다.
국토부는 탑승객 총 181명 중 사망 179명, 부상 2명으로 전원 확인됐다고 밝혔는데요.
참사 하루 만에 제주항공의 같은 기종에서 또다시 랜딩기어(비행기 바퀴 등 이착륙에 필요한 장치) 이상이 발견된 만큼,
사고 원인에 대해 면밀한 조사를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정부는 오는 1월 4일까지 일주일 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서울 등 전국 17개 시도에 합동 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제주항공 서울지사 인근에서 한국경제TV 성낙윤입니다.
영상취재: 김재원, 영상편집: 정윤정, CG: 홍향기
<앵커>
지금까지 이렇게 인명 피해를 많이 낸 항공기 사고가 또 있었습니까.
<기자>
그간 가장 피해가 컸던 항공기 사고는 지난 1993년 아시아나항공의 해남 추락 사고였습니다.
당시 66명이 숨졌는데, 이번 피해 규모는 3배에 가깝습니다.
다만 이번 사례는 저비용항공사(LCC) 여객기의 첫 대규모 사상자입니다.
제주항공은 2005년 제주특별자치도와 애경그룹이 합작 설립한 LCC인데요.
현재 매출(2023년 기준 1조7240억원)과 승객 수(1230만명), 보유 항공기(42대) 등에서 국내 LCC 업계 1위입니다.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가 지분 50.37%를 보유한 1대 주주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이 7.84%로 2대 주주로 올라가 있고요.
이외에도 애경자산관리가 3.22%, 제주특별자치도가 3.18%의 지분을 각각 갖고 있습니다.
애경그룹도 전날 사과문을 통해 "신속하게 사고를 수습하고, 필요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다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앞으로 이번 참사의 원인 등을 규명하게 될 텐데,
여객기 제조사인 보잉도 조사팀에 포함된다고요.
<기자>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한국 항공 당국의 조사를 돕기 위해,
미국 조사팀을 이끌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는데요. 조사팀에 보잉이 포함됩니다.
사고가 발생한 보잉의 B737-800 기종은 중·단거리 전용 항공기입니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항공사에서는 101대 정도가 운영되고 있는데요.
제주항공이 39대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요.
티웨이항공 27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대한항공 2대 등입니다.
제주항공은 중고 기체를 2017년 2월 임차 방식으로 도입했는데, 기령은 15년 정도로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오랜 기간 전세계적으로 이용된 것으로, 기종 자체 문제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기종 자체 문제일 가능성은 낮다, 그렇다면 제주항공 정비 문제인가요?
<기자>
제주항공은 운항 스케쥴을 무리하게 잡았다든지 등의 의혹에 대해서 전면 부인했습니다.
다만 무안과 방콕을 오가는 국제선 운항을 재개한 지 21일, 그러니까 한달도 안돼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간 제주항공은 무안-방콕 정기선 좌석을 여행사에 판매하는 형태의 전세기로 운항하다가,
이달 들어서 직접 방콕 노선 운행에 나선 건데요.
적응이 덜 된 상태에서 돌발 상황까지 발생해 상황을 키웠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번 사고로 LCC에 대한 불신이 급속도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LCC는 무서워서 못 타겠다"는 LCC 항공권 취소 후기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탄생하는 통합 LCC와
그에 따른 업계 재편 과정에서 운신의 폭이 상당히 제한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업계 1위 수성을 위해 노선 확대, 인수합병(M&A)을 통한 외형확장 의지를 내비쳤는데,
사고 수습이 마무리될 때까지 제주항공의 모든 계획이 사실상 멈춰서게 됐습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지효 기자·성낙윤 기자 jh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