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에 연말연초 마케팅 '올스톱'..."소비절벽 재현"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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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특수'에 기대를 걸었던 유통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하면서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연말연초를 맞아 새해 카운트다운 등 대규모 행사를 기획했던 유통가들은 내달 4일까지 이어지는 국가애도기간에 맞춰 줄줄이 마케팅 계획을 축소하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는 31일 자정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 신세계스퀘어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2025 카운트다운 쇼 라이트 나우'가 취소됐다. 행사를 주관한 중구청이 이날 오후 행사 취소를 공지했다. 매년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리던 카운트다운 행사도 열지 않기로 했다. 대신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의미에서 타워의 모든 외관 조명을 소등하고 상부에 백색 조명을 점등하기로 했다. 롯데월드도 서울·부산에서 계획된 퍼레이드와 불꽃놀이 등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행사 티켓은 전액 환불된다.
유통사들은 국개애도기간 중 홍보·마케팅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은 4일까지 신년 할인행사와 관련한 점포 외벽 광고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음달 초 대규모 새해 맞이 할인행사를 계획했던 대형마트와 편의점도 홍보를 축소한다. 할인행사 자체는 그대로 진행하되 행사와 관련한 고객 홍보와 마케팅은 자제하기로 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도 이날부터 진행 예정이었던 해리포터 컬래버레이션 상품 판매 일정을 연기한다.
일부 홈쇼핑사들은 국가애도기간 중 여행 상품 방송을 중단한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여행 상품은 연말 시즌 주력상품이지만, 분위기를 고려해 당분간 이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며 "여행뿐 아니라 연말파티 관련한 마케팅도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내내 이어진 소비침체로 어려움을 겪어온 유통사들은 연말연초 마케팅에 사활을 걸어왔다. 하지만 12·3 계엄 사태에 이어 여객기 참사까지 일어나면서 유통사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과거 대형 참사 이후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전례가 많기 때문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한달 전부터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의류 등 판매 실적이 회복세를 보였다"며 "마케팅을 병행하며 실적을 끌어올리려 했지만, 연이은 악재로 더이상 연말연초 특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등이 발생한 이후 소비경기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의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0.7%를 기록했다. 전월(2.2%)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2022년 10월29일 이태원 참사도 마찬가지다. 사고 직후인 11월과 12월에는 소매판매액이 전월 대비 각각 2.3%, 3.1% 줄어들었다.
과거 사례에 비추어볼 때 이번 참사로 당분간 유통사들의 매출이 감소하는 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참사로 인한 소비 위축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사고 이후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이들의 소비 수요가 백화점 등 국내 유통사로 흘러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때 해외여행 대신 명품으로 소비가 몰렸던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는 31일 자정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 신세계스퀘어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2025 카운트다운 쇼 라이트 나우'가 취소됐다. 행사를 주관한 중구청이 이날 오후 행사 취소를 공지했다. 매년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리던 카운트다운 행사도 열지 않기로 했다. 대신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의미에서 타워의 모든 외관 조명을 소등하고 상부에 백색 조명을 점등하기로 했다. 롯데월드도 서울·부산에서 계획된 퍼레이드와 불꽃놀이 등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행사 티켓은 전액 환불된다.
유통사들은 국개애도기간 중 홍보·마케팅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은 4일까지 신년 할인행사와 관련한 점포 외벽 광고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음달 초 대규모 새해 맞이 할인행사를 계획했던 대형마트와 편의점도 홍보를 축소한다. 할인행사 자체는 그대로 진행하되 행사와 관련한 고객 홍보와 마케팅은 자제하기로 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도 이날부터 진행 예정이었던 해리포터 컬래버레이션 상품 판매 일정을 연기한다.
일부 홈쇼핑사들은 국가애도기간 중 여행 상품 방송을 중단한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여행 상품은 연말 시즌 주력상품이지만, 분위기를 고려해 당분간 이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며 "여행뿐 아니라 연말파티 관련한 마케팅도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내내 이어진 소비침체로 어려움을 겪어온 유통사들은 연말연초 마케팅에 사활을 걸어왔다. 하지만 12·3 계엄 사태에 이어 여객기 참사까지 일어나면서 유통사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과거 대형 참사 이후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전례가 많기 때문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한달 전부터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의류 등 판매 실적이 회복세를 보였다"며 "마케팅을 병행하며 실적을 끌어올리려 했지만, 연이은 악재로 더이상 연말연초 특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등이 발생한 이후 소비경기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의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0.7%를 기록했다. 전월(2.2%)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2022년 10월29일 이태원 참사도 마찬가지다. 사고 직후인 11월과 12월에는 소매판매액이 전월 대비 각각 2.3%, 3.1% 줄어들었다.
과거 사례에 비추어볼 때 이번 참사로 당분간 유통사들의 매출이 감소하는 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참사로 인한 소비 위축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사고 이후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이들의 소비 수요가 백화점 등 국내 유통사로 흘러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때 해외여행 대신 명품으로 소비가 몰렸던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