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불안 속 외인 담은 실적 기대주…톱픽은 'SK하이닉스'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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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이달 국내 증시서 2.3조 순매도
하이닉스·네이버 4000억 넘게 사들여
'실적 기대' 방산주 담고 금융주 팔아
"외인 매수 종목, 차별적 모멘텀 보유"
하이닉스·네이버 4000억 넘게 사들여
'실적 기대' 방산주 담고 금융주 팔아
"외인 매수 종목, 차별적 모멘텀 보유"
외국인 투자자가 올해의 마지막달에도 국내 증시에서 '셀(Sell) 코리아'를 이어갔지만 SK하이닉스, 네이버 등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들은 적극 사들였다. 탄핵 정국에 강달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 속 외국인의 매수 종목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30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2조3267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7거래일을 제외하면 전부 매도 우위를 보였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예고한 자국 우선주의 정책과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에 더해 비상계엄 사태로 국내 정치 불안까지 맞물리자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을 떠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외국인의 이탈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원화 가치는 속절없이 추락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7일 1480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고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인 2009년 3월 이후 15년9개월 만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외국인은 이달 SK하이닉스 주식 428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 결과 SK하이닉스는 이달 외국인 순매수 상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를 이끄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독점 공급하며 경쟁사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에도 SK하이닉스는 내년에도 HBM을 중심으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PC 수요 둔화에 따른 범용 메모리 재고 증가에도 (SK하이닉스는) AI와 서버용 메모리 매출 확대로 내년 실적이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외국인은 네이버(4157억원·순매수 2위)를 SK하이닉스와 비슷한 규모로 담았다. AI 수익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소프트웨어 기업이 주목받는 가운데 외국인이 국내 대표 기업인 네이버를 선제적으로 매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1797억원·3위)와 LIG넥스원(1022억원·5위) 등 방산주도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방산주는 정국 불안에 일부 조정받기도 했지만, 수주 환경과 펀더멘털(기초체력)에는 변화가 없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서재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기조와 수주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어 2026년까지도 증익 구간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이밖에 외국인은 △에코프로비엠(1213억원·4위) △유한양행(962억원·5위) △JYP엔터테인먼트(878억원·7위) △삼성바이오로직스(826억원·8위) 등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반면 외국인은 삼성전자(-2조1705억원)와 삼성전자 우선주(-2730억원)를 대거 팔아치웠다. AI 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여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또 외국인은 금융주를 대거 순매도했다. 정국 불안이 이어지면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연속성이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반영됐다. 외국인은 KB금융(-4122억원·2위)을 비롯해 신한지주(1670억원·6위)와 하나금융지주(1019억원·7위) 등을 순매도했다. 또 지분 경쟁이 격화하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고평가 영역에 진입한 고려아연(2023억원·5위)도 팔아치웠다.
당분간 외국인의 매도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이 담아내는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율이 계속 올라가는 상황을 불안해할 수밖에 없다"며 "국내 증시가 아무리 싸다고 해도 그것을 재평가해 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이 돌아오려면 우선 환율이 안정돼야 한다"며 "그런 와중에도 이들이 사들이고 있는 종목은 차별적인 모멘텀(동력)이 있는 종목들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30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2조3267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7거래일을 제외하면 전부 매도 우위를 보였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예고한 자국 우선주의 정책과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에 더해 비상계엄 사태로 국내 정치 불안까지 맞물리자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을 떠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외국인의 이탈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원화 가치는 속절없이 추락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7일 1480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고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인 2009년 3월 이후 15년9개월 만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외국인은 이달 SK하이닉스 주식 428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 결과 SK하이닉스는 이달 외국인 순매수 상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를 이끄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독점 공급하며 경쟁사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에도 SK하이닉스는 내년에도 HBM을 중심으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PC 수요 둔화에 따른 범용 메모리 재고 증가에도 (SK하이닉스는) AI와 서버용 메모리 매출 확대로 내년 실적이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외국인은 네이버(4157억원·순매수 2위)를 SK하이닉스와 비슷한 규모로 담았다. AI 수익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소프트웨어 기업이 주목받는 가운데 외국인이 국내 대표 기업인 네이버를 선제적으로 매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1797억원·3위)와 LIG넥스원(1022억원·5위) 등 방산주도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방산주는 정국 불안에 일부 조정받기도 했지만, 수주 환경과 펀더멘털(기초체력)에는 변화가 없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서재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기조와 수주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어 2026년까지도 증익 구간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이밖에 외국인은 △에코프로비엠(1213억원·4위) △유한양행(962억원·5위) △JYP엔터테인먼트(878억원·7위) △삼성바이오로직스(826억원·8위) 등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반면 외국인은 삼성전자(-2조1705억원)와 삼성전자 우선주(-2730억원)를 대거 팔아치웠다. AI 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여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또 외국인은 금융주를 대거 순매도했다. 정국 불안이 이어지면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연속성이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반영됐다. 외국인은 KB금융(-4122억원·2위)을 비롯해 신한지주(1670억원·6위)와 하나금융지주(1019억원·7위) 등을 순매도했다. 또 지분 경쟁이 격화하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고평가 영역에 진입한 고려아연(2023억원·5위)도 팔아치웠다.
당분간 외국인의 매도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이 담아내는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율이 계속 올라가는 상황을 불안해할 수밖에 없다"며 "국내 증시가 아무리 싸다고 해도 그것을 재평가해 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이 돌아오려면 우선 환율이 안정돼야 한다"며 "그런 와중에도 이들이 사들이고 있는 종목은 차별적인 모멘텀(동력)이 있는 종목들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