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여객기참사 발생 이틀째인 30일 전남 무안 스포츠파크에 차려진 합동 분향소에서 정의당이 조문하고 있다./사진=한국경제신문 임형택 기자
제주항공여객기참사 발생 이틀째인 30일 전남 무안 스포츠파크에 차려진 합동 분향소에서 정의당이 조문하고 있다./사진=한국경제신문 임형택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연말 방송사 시상식도 모두 취소됐다.

30일 KBS는 오는 31일로 예정된 2024 KBS '연기대상'과 '2025 카운트다운 쇼 LIGHT NOW' 편성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방송을 예고한 SBS '연예대상', MBC '가요대제전' 모두 방송을 취소하면서 이날 예정된 모든 시상식이 취소된 셈이다.

KBS 측은 "생방송으로 편성된 '연기대상'은 포토월 행사와 생방송 편성을 취소하고 녹화방송으로 전환해 진행할 예정"이라며 시상식은 예정대로 진행하지만, 방송은 다음에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기대상'에 이어 편성된 '2025 카운트다운 쇼 LIGHT NOW' 또한 명동스퀘어 신세계 본점 앞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행사가 정부의 국가애도기간 지정으로 취소됨에 따라 결방된다"고 전했다.

시상식 녹화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며, 출연진은 흑백 의상을 입고 시상식에 참석한다는 후문이다.

이미 일부 무대 사전 녹화를 완료한 MBC '가요대제전' 역시 생방송을 취소하고, 녹화 방송으로 다음에 선보여질 예정이다. MBC 측은 "현재 편성 날짜 및 시간대 등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출연진은 변동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BS '연예대상' 역시 결방 소식을 전했다. 이날 생방송은 물론 녹화도 진행되지 않으며 추후 녹화분 방영 일정 등도 정해지지 않았다.

시상식 연쇄 취소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는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이날 방송 예정이었던 MBC '연예대상'이 취소됐고, 이후 MBC는 30일로 예정된 '연기대상'까지 생방송 방영을 취소하고 녹화 방송을 다음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국가적인 추모 분위기 속에 웃고 손뼉 치며 노래하는 시상식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시상식뿐 아니라 예능 역시 당분간 연이어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9일에도 MBC는 사고 소식이 알려진 이후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부터 '출발! 비디오 여행', '복면가왕' 등 예능 프로그램들을 결방한다고 밝혔다.

SBS도 '동물농장'을 시작으로, '런닝맨', '미운 우리 새끼' 등 주요 예능을 편성에서 제외하고 결방하는 대시 긴급 특보를 내보냈다. 오후 1시 15분 방송 예정이던 '인기가요' 대신 뉴스특보가 이어졌으며, '가요대전'과 일부 드라마 가이드 및 재방송 편성도 취소됐다.

KBS 역시 1TV와 2TV의 정규 예능 편성을 전면 취소했다. 1TV 'TV쇼 진품명품', '전국노래자랑' 방영을 취소하고 24시간 비상방송 체제에 들어갔고, 2TV는 '1박2일', '개그콘서트' 등 주말 정규 예능 대신 '생로병사의 비밀', '사랑의 가족' 등을 대체 편성했다.

JTBC는 송중기와 이희준 출연이 예정된 '냉장고를 부탁해 since 2014' 방송을 연기했다. '뉴스룸'에서 배우 현빈과 우민호 감독의 인터뷰 또한 미뤄졌다.

한편 정부는 지난 29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사고가 발생한 무안공항 현장과 전남, 광주, 서울, 세종 등 17개 시도에는 합동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공공기관의 조기 게양과 공직자의 애도 리본 패용도 결정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