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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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수준이 높고 자산이 많으면 오래 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강 및 노화 연구자들은 부자들이 건강을 직접 돈으로 살 수는 없지만, 오래 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돈을 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매년 건강진단을 받고, 활동적으로 지내며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지출하라는 얘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의사협회저널(JAMA)에 실린 연구 결과에서 50대 후반 미국인을 놓고 자산과 소득을 기준으로 가장 부유한 10%는 평균 수명이 85.8세인 반면, 하위 10%는 72.3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보스턴 공중보건위원회 의료 책임자이자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인 캐서린 히멜스타인은 "돈이 많은 사람들은 더 건강한 음식을 먹고,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받고, 더 안전하고 오염이 적은 동네에 집을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장수의 핵심인 '덜 먹고, 더 잘 먹고, 더 많이 자고, 더 많이 운동하고,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 등 간단한 원칙을 지키는 데에도 비용이 든다고 지적한다. 코넬대에서 노인학을 연구하는 코리나 로켄호프 교수는 "건강한 일상을 방해하는 삶의 장벽을 허무는 데 돈을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운동을 더 하고 싶지만 어린 자녀가 있어서 헬스장에 쉽게 갈 수 없다면 집에서 사용하는 운동 장비를 사야 한다. 요리를 더 하고 싶지만, 요리에 자신감이 없다면 요리 수업에 돈을 쓰면 된다는 얘기다.

애플워치나 아우라링과 같은 신체 계측 기능이 있는 도구도 건강한 습관을 심어주고 연례 검진 사이에 나타날 수 있는 이상을 잡아낼 수 있다.

돈으로 시간을 벌고 스트레스를 줄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버지니아 커먼웰스대의 스티븐 울프 의과대 교수는 "살기 좋은 집이 있고 식탁에 음식이 있는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 건강을 우선시할 정신적 여유와 자원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득이 부족해 부업을 하는 사람은 규칙적으로 운동하거나 집에서 영양가 있는 식사를 요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상당수 저소득 직업은 신체적으로 더 힘들고 직장 내 안전사고와 유해 물질 노출 가능성이 더 높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