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상 계엄과 탄핵 사태에 이은 대형 참사까지 정치 사회적 불안이 아직 반영되지도 않았는데, 지금의 경기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는 이미 코로나팬더믹 수준으로 주저앉았습니다.

건설업의 경우 통계 작성 이래 최장기간 침체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종스튜디오에서 박승완 기자입니다.

<기자>

국가적 재난이 우리나라 경제·사회 전반에 그늘을 더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재난 관리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비어 있는 만큼 여파가 길어지지 않을지 걱정인데요.

실물경제는 빠르게 식어가고 있습니다. 광공업, 서비스업 등을 가리지 않고 전체 산업 분야의 생산이 쪼그라들었습니다. 건설업은 공사실적이 줄면서 7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1997년 8월 이후 가장 긴 부진입니다.

현재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2020년 9월 이후 최저입니다. 팬데믹 수준으로 경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경제 심리도 얼어붙고 있는 상황입니다. 12월 소비심리지수는 코로나19 당시인 2020년 3월(18.3p)이후 최대 낙폭(12.3p)을 기록했고, 기업심리지수(87.0) 역시 같은 해 9월(83.0) 이래 가장 낮습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계엄과 참사 여파는 아직 반영되지 않은 지표라는 겁니다. 계엄 사태 이후 소비심리가 차가워지면서 이번 달 음식점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고요.

오늘 예정됐던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행사는 대규모 참사를 애도하고자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각종 기업과 단체, 모임들은 송년회와 신년회, 종·시무식부터 카운트다운 등의 행사를 재검토 중입니다.

이미 지난달 기준 경기 지표가 코로나19 수준까지 주저앉은 가운데, 이달 계엄 사태와 제주항공 참사까지 겹치면 추가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거죠.

앞서 정부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각종 모임을 예정대로 진행해 달라고 독려해 왔었죠. 침체된 내수를 되살리기 위해 추진됐던 각종 소비 촉진 노력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연말연시 경기 상황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박승완기자 pswan@wowtv.co.kr
탄핵에 참사까지…엄습하는 불경기 그림자